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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의 '이유있는 성공'

[세계를 움직이는 뉴 월드파워] <8> 세계경제패권 장악

요즘 세계자동차업계, 더 나아가 세계재계의 화두는 단연 '도요타'다.

올해 일본의 도요타는 지난 50년간 세계자동차계를 석권해온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을 제치고 세계최대 자동차 생산메이커 등극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미 시가총액에서는 도요타가 GM의 12배를 넘는 30조엔(우리돈 2백50조원)에 달하고 있다. 신용등급도 마찬가지다. GM 등 미국의 '자동차 빅3'는 최근 13만명의 종업원을 해고하고 수많은 공장을 폐쇄했음에도 불구하고 투기등급으로 급락하기 직전 상태다. 반면에 도요타는 세계최고 신용등급에 올라있다. 이미 게임은 끝난 상태다.

도요다 '카이젠'의 승리

1950년 봄, 도요타 회사의 자동차 생산을 담당하던 도요타 에이지는 미국 디트로이트에 있는 포드사의 로그공장을 방문했다. 당시 세계 산업계를 지배하던 포드 생산양식을 직접 목격하고 배우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방문후 도요타 에이지가 내린 결론은 "배울 게 없다"였다. 이때부터 도요타는 그 유명한 '카이젠(改善)'을 추구했다. 자동차 생산자 하나하나의 창의성과 적극성을 중시하는 독자적 경영방식을 채택한 것.

도요타는 직원을 부품처럼 다루던 포드와는 달리 직원 하나하나의 창의성과 적극성을 중시했다. 협력업체의 발전도 적극 도왔다. 도요타가 세계1위가 되려면, 도요타 협력업체부터 세계 1위가 돼야 한다는 게 도요타의 철학이었다. 이를 위해 협력업체가 생산성 및 제품경쟁력 향상을 가져왔을 때는 반드시 이에 상응하는 보상을 했다.

위기도 많았다. 특히 1985년 엔화 가치를 단기간에 두배나 절상시킨 '플라자 합의'가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한순간에 차값이 두배나 뛰게 됐다. 그러나 도요타는 직원-협력업체와 한몸이 돼 제품경쟁력을 높임으로써 위기를 정면돌파했다.

플라자 쇼크에도 불구하고 도요타가 약진을 거듭하자 90년대초부터 미국보수세력들은 일본 수입차를 망치로 부수는 '저팬 배씽(일본 두들기기)'를 하는 등 미국시장에 몰려드는 도요타를 몰아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빼어난 제품경쟁력 앞에 무릅을 꿇어야 했다.

미국의 '포드 생산방식'에 대한 일본 '카이젠'의 승리였다.

<뉴스위크> "도요타는 미래에 투자했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신호(13일자)를 통해 도요타의 압승 비결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자동차왕국을 자부해온 미국에서 넘버1 자리를 도요타에게 넘겨야 한다는 사실보다 큰 충격도 따로 없기 때문이다.

<뉴스위크>는 도요타의 승리 비결을 '미래에 대한 투자'에서 찾았다.

잡지는 “GM과 도요타는 한때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발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다. 도요타는 높은 개발 및 생산비로 손실을 보면서도 투자를 계속해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출시해 세계시장 석권을 눈앞에 두고 있는 반면, 중도에 투자를 포기한 GM은 미국 시장에서조차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며 “도요타의 미래전략이 이 회사를 올해 세계 자동차생산 1위에 올려놓는 밑바탕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요타 자동차의 이유있는 세계시장 석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어 한국 자동차 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GM-도요타


잡지는 “GM에게는 손실을 보고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판매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경영방식이었던 반면 도요타는 미래 시장을 위한 이유 있는 모험이라고 판단했다”며 "실제로 도요타는 수년 동안 초기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프리우스를 손실을 보며 판매했으며 지금에 와서야 회사에 약간의 이윤을 안겨주고 있으나, 중요한 것은 도요다의 프리우스가 이제 최고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자리매김해 도요타에게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자동차 회사라는 명성을 안겨다 줬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잡지는 “반면에 GM은 대형엔진을 탑재한 SUV인 허머를 생산하며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며, 밥 러츠 GM 부회장의 “잘못된 선택을 했다. 기술 혁신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는 결국 자동차 판매에 좋지 못한 영향을 줬다”는 인터뷰 내용을 소개했다.

잡지는 “두 자동차 회사는 서로 다른 기술적 경로를 택한 것은 물론 생산 확대 방식에도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에 생산기지를 거듭 짓고 있는 도요타와 미국내 생산기지를 잇따라 폐쇄하고 있는 GM을 대조했다.

실제로 도요타는 지난 주 13억 달러를 투자해 미시시피 투펠로 지역에 조립공장을 설립한다고 밝혀 북미지역에만 8개의 공장을 갖게 됐다. 미국 자동차연구센터의 숀 맥앨린던은 도요타의 확장정책에 대해 “헨리 포드 이후 도요타처럼 생산능력을 확장하는 회사는 없었다”고 경이로움을 숨기지 못했다. 반면 GM은 구조조정 차원에서 잇따라 미국내 공장을 폐쇄하며, 기껏 대안으로 GM과 유사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클라이슬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계속 '지는 선택'을 하고 있는 셈.

“도요타, 지속적인 발전 철학 갖고 현재 위치 유지하려 노력”

<뉴스위크>는 그러나 도요타 승리의 근원을 역시 '카이젠'에서 찾았다.

잡지는 “일자리와 환경문제, 연금과 의료보험 등 GM과 도요타의 차이에 대해 많은 평가가 제기돼 왔지만 가장 기본적인 차이는 도요타가 GM보다 낮은 비용으로 자동차를 생산해 GM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잡지는 특히 “도요타가 현재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50년이 걸렸지만 보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도요타가 지속적인 발전 철학을 갖고 지금의 위치를 유지하려고 하는 노력”이라며, 도요타의 철학인 '카이젠'에 높은 평점을 줬다.

잡지는 결론적으로 “이런 모든 차이들이 도요타에게 3백60억 달러에 이르는 현금 자산과 GM의 12배에 이르는 주식 가치를 안겨다 줬다”며 “도요타는 올해만 1백30억달러로 예상되는 막대한 수익을 다시 회사에 재투자할 예정"이라고 도요타의 부단한 공세에 경이로움을 숨기지 못했다.

잡지는 “GM과 도요타 중 경쟁에서 승리하는 쪽이 21세기 세계경제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도요타가 세계경제의 절대권력으로 등극했음을 시인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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