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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등 '당 해체파' 무더기 탈당 시작

'통합신당파' 일부도 탈당 결심, 천신정 완전결별, 열린당 해체수순

법원의 '당헌개정 무효' 판결을 기폭제로 탈당 선언이 잇따르는 등 마침내 열린우리당이 해체 수순에 돌입했다. 탈당 규모는 원내교섭단체 구성 정족수(20석) 이상이 될 게 확실한 것으로 알려져, 잔존 열린우리당은 제1당 자리를 한나라당에 내주는 등 정가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천정배 '탈당 선언'에 헤쳐모여 본격화

탈당의 중심축은 '당 해체파'인 천정배 의원. 천 의원은 19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를 하더라도 통합의 시간만 허비할 뿐이라는 판단이 섰다"며 "늦어도 전당대회 이전에 '비상한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사실상 탈당 선언을 했다.

전날 본지와 인터뷰에서 "신당 창당이 미봉으로 가면 '비상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탈당을 예고했던 천 의원이 하루 뒤인 19일 법원의 당헌개정 무효 판결을 계기 당 사수파가 득세하면서 사실상 당 해체 차원의 신당 창당이 물건너가자 결단을 내린 것.

천 의원의 결단으로 열린우리당내 '당 해체파'의 탈당이 잇따를 전망이다.

열린우리당내 3대 축, '당 해체파' '통합신당파' '당 사수파'

현재 열린우리당 내에는 '당 해체파' '통합신당파' '당 사수파' 등 크게 세 세력이 존재한다. 세 세력의 차이점은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

'당 해체파'는 신당에의 친노세력 배제를 분명히 하고 있다. 반노인 셈. 반면에 '통합신당파'는 애매하다. 노대통령의 존재를 부담스러워 하면서도 노 대통령의 '현실적 힘'을 의식해 이를 표출시키지 못하고 있다. '당 사수파'는 당연히 친노다.

'당 해체파'의 중심에 천정배 의원이 있다. '통합신당파'는 김근태-정동영이 이끌고 있다. '당 사수파'는 신기남 의원 등이 이끌고 있다.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했던 천-신-정이 세 갈래로 쪼개지며 열린우리당 해체를 견인하고 있는 형국이다.

열린우리당 창당의 주역이었던 천신정이 이제 열린우리당 해체의 3대 축으로 분화됐다. ⓒ연합뉴스


"탈당 규모, 원내교섭단체 이상은 거뜬히 될 것"

정가의 관심은 탈당 규모. 열린우리당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원내교섭단체 이상은 거뜬히 될 것"이라고 말한다.

우선 '당 해체파'에서는 천정배 의원을 중심축으로 최재천 의원 등이 동조하고, 선도탈당을 선언한 염동연 의원 등 호남 일부의원들도 금명간 탈당을 결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개혁혁신신당' 창당을 주장해온 임종인 의원 등 진보세력도 별도로 탈당을 준비중이다.

여기에 '통합신당파' 일부도 김근태-정동영의 결단과 무관하게 탈당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김근태 의장을 지지해온 정봉주 의원 등 '민평연' 일부의 탈당이 확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정동영계에서는 김한길 원내대표가 탈당을 심각히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당 해체파와 통합신당파가 대오를 갖춰 일제히 탈당할 가능성은 적으나, 현재까지 파악된 것으로는 탈당을 결심한 의원은 최소한 20여명 선에 이르고 있다"며 "통합신당파 일부가 결단을 내릴 경우 그 규모는 40~50명선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탈당후 대통합, '제3후보' 옹립

탈당의 중심축인 '당 해체파'는 현재 '반노'라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 그러나 향후 만들 신당의 성격을 놓고서는 다소 이견이 존재한다.

천정배 의원 등은 그동안 열린우리당 정체성을 크게 훼손해온 관료 출신 등 극소수를 제외하곤 탈당세력 전체를 보듬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개혁혁신신당을 주장하는 임종인 의원 등은 "개혁노선에 동의하는 세력을 규합해야 한다"는, 보다 엄격한 잣대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막판 대연합'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민주당 개혁세력, 한나라당내 개혁 소장파, 일부 민주노동당 의원, 반노 사회시민단체 등도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대선후보로는 기존정치권 인사가가 아닌 '제3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돼 있다.

이들은 탈당후 제대로 된 진보적 '서민-중산층 정당'의 진면모를 갖출 경우 잔존 친노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을 한자리 숫자로 떨어뜨리며, 연말 대선에서 한나라당과 1대 1 대결전선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신난 당 사수파 "신당파 빨리 나가라"

그러나 친노 당 사수파는 당의 분열에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당 사수파인 김두관 전최고위원은 20일 오전 한 라디오방송과 인터뷰에서 자신이 대선후보로 출마할 것을 분명히 하며 신당파들에게 빨리 당을 떠날 것을 공식 요구하기까지 했다.

당 사수파 계산은 간단하다. 신당세력 탈당시 열린우리당(139석)은 한나라당(127석)에게 제1당 자리를 내주며, 노대통령은 사실상 그나마의 국정운영도 마비될 것이다. 그러나 이미 개헌 제안을 야 4당이 일제히 보이콧하는 등 국정은 마비된 상태로, 제1당 자리를 내주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게 이들 판단이다.

이들은 또한 한나라당도 대선 전에 쪼개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박근혜 캠프가 '이명박 검증' 카드를 뽑아든 만큼 봉합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럴 경우 연말 대선은 '친노 후보'를 내세워도 해볼만 하다는 게 이들의 생각인 것이다.

열린우리당 해체를 시작으로 정계 개편이 시작되며 대선정국은 더없는 안개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양상이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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