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 원세훈 "'원장님 말씀', 직원이 써준대로 읽었을뿐"
전교조 파괴공작, 보수 대학생모임 조직 지시도
원 전 원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판사 이범균) 심리로 16일 열린 공판에서 "직원이 회의 전 모두발언을 작성해 책상에 올려놓는다. 그냥 보고 읽을 때도 있어서 잘 기억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이 국정원 내부게시판에 올라간 데 대해서도 "직원들이 원장님 말씀을 열람할 수 있다는 것도 퇴직 직전 언론 보도를 보고서 알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밖에 "심리전단에서 트위터 전담팀을 신설하고 인원을 늘린 사실은 당시 몰랐다"며 "국정원장은 현안을 쫓아다니기 바빠서 그렇게 구체적인 보고를 받을 만큼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면 MB정권의 막강실세로서 국정원장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부하들이 써주는대로 읽기나 했던 '허깨비'였다는 주장인 셈이다.
한편 이날 검찰이 증거로 공개한 녹취록에는 원 전 원장이 민주노총과 전교조 등에 대해 "자라나는 세대에게 잘못된 생각을 집어넣어 주는 곳"이라며 "교사들을 상대로 안보·정세교육을 시키고, (전교조 등에) 잘못 알고 들어간 사람들은 잘 빼내 오라"고 파괴공작을 지시한 내용이 담겨있다.
그는 또 "북의 위협을 막기 위해 초·중·고생부터 교육시켜나가고, 대학생들이라든가 곳곳에 모임을 만들어서도 해야 한다"며 수차례 걸쳐 보수성향 대학생 모임을 만들고 지원하라는 지시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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