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회생이 주요 중앙은행의 잇따른 추가 부양에도 "와해 직전"인 것으로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와 파이낸셜 타임스(FT) 공동 평가 지수가 경고했다.

이런 경고는 9일(이하 현지시간) 시작되는 미국의 3분기 '어닝 시즌'이 2009년 이후 최악의 하나가 될 것으로 관측된 것과 때를 같이한다.

브루킹스와 FT가 주요 20국(G20)의 실물경제 지표와 기업 및 소비자 신뢰지수 등을 바탕으로 산정하는 '타이거'(Tracking Indices for the Global Economic Recovery) 지수는 세계경제 회생 기반이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FT가 8일 보도했다.

FT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일본은행, 유럽중앙은행(ECB) 및 뱅크 오브 잉글랜드(BOE) 등 주요 중앙은행의 잇따른 추가 부양에도 타이거 지수가 주저앉았음을 강조했다.

브루킹스가 유로 위기국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및 스페인을 분석해 따로 산정하는 지수도 어둡게 나왔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즉, 이들 5개국 가운데 아일랜드만 2008-2009년의 금융 및 경제 위기 때 수준으로 경제가 곤두박질 치지 않는 유일한 나라로 분석됐다.

FT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새로운 경기 전망치도 암울하다고 전했다.

FT가 미리 입수한 수정 전망치는 세계 경제가 올해 3.3%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7월 전망치보다 0.1%포인트 하향된 것이다.

내년 전망치도 3.9%에서 0.3%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새 전망치는 IMF-세계은행 도쿄 연차 총회를 앞두고 9일 공식 발표된다.

브루킹스의 에스와르 프라사드 교수는 FT에 "세계경제 회생이 와해 직전 상황"이라면서 "정책 마찰과 결정 부족, 그리고 공공 재정과 성장의 걸림돌이 돼온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력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프라사드는 "이 때문에 세계 경제가 머지않아 (또다시) 의식을 잃을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미국 기업의 3분기 어닝 시즌도 어둡게 전망됐다.

FT는 9일 알코아의 실적 발표로 시작되는 3분기 어닝 시즌이 암울하다면서 지난 11분기 이후 첫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모건 스탠리와 웰스 파고는 오는 12일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월가 분석가들은 뉴욕 증시의 가늠자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가 지난 3분기 한해 전보다 2.7% 주저앉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문분석기관 팩트세트가 전했다.

불과 3개월 전 전문가들은 1.9% 증가를 예상했음을 FT는 상기시켰다.

FT는 실물 경제 주요 가늠자의 하나로 평가돼온 페덱스와 UPS도 최근 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올해 전체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음을 지적했다.

팩트세트에 의하면 미국 기업은 3분기에 금융과 IT 등 몇몇 분야를 제외하고는 일제히 실적이 하락한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에너지와 원자재는 실적 하락이 한해 전보다 20% 이상인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4분기에는 금융은 28.4%로 상승폭이 확대되고 원자재도 28.4% 증가로 반전되는 등 모든 부문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FT는 이와 관련, S&P 지수 기업의 현금 보유가 올해 기록적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