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의 '세번째 돈풀기', 한달에 100조씩 펑펑
연말 대선 앞두고 정치적 선택, 자산거품 재연 우려
미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틀째 회의를 끝낸 뒤 매달 400억 달러 규모의 주택저당증권(MBS)을 사들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3차 양적 완화(QE3)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종전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 조치를 통해 사들이는 월 450억달러 가량의 장기 채권까지 합치면 연말까지 매달 850억달러, 우리돈으로 100조원씩이 시중에 풀리게 된다.
미연준은 또한 기준금리를 0~0.25%로 유지하는 '제로 금리' 기조도 당초 목표연도인 2014년말에서 오는 2015년 중반까지 6개월이상 연장하기로 했다.
미연준은 또한 노동시장 전망이 본질적으로 나아지지 않는다면 MBS 매입을 계속하고 추가 자산 매입에 나서는 동시에 다른 적절한 정책 수단도 동원할 것이라고 덧붙여, 사실상 '세번째 돈풀기'를 무한정 연장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요컨대 '제로 금리'가 된 상태에서 더이상 쓸 수단이 없으니 더 많은 달러를 풀어 유동성 장세를 조장함으로써 경기부양을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추가 돈풀기가 몰고올 인플레 압력, 자산거품 재연 우려에 미온적이던 벤 버냉키가 이처럼 추가 돈풀기를 하기로 한 것은 연말 대선이 다가오고 있으나 선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고용상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데 따른 오바마 진영의 압박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2008년 금융 위기 때 잃어버렸던 800만개 일자리 가운데 아직 절반도 회복하지 못했고 8.1%에 달하는 실업률은 올해 초부터 거의 변화가 없다"고 토로했다. 미연준은 FOMC 회의 직후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 발표한 1.9~2.4%에서 1.7~2.0%로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오바마 민주당 진영은 환호하고 있으나, 공화당 진영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봅 코커(테네시)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성명에서 "연준의 오늘 결정은 경기부양에 필요한 게 아니다"면서 "버냉키 의장은 연준이라는 조직을 심각하게 훼손하기 시작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월가는 새로운 유동성 장세가 조성될 것이란 기대감에 환호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206.51포인트(1.55%) 폭등한 13,539.86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23.43포인트(1.63%) 오른 1,459.99를, 나스닥 종합지수는 41.52포인트(1.33%) 상승한 3,155.83을 각각 기록했다. S&P 500 지수는 지난 2007년 이후 최고치다.
새로운 자산거품의 시대가 열리기 시작한 양상이나,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실물경제와 괴리된 유동성 장세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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