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향군인회, 2천억원대 회계부정 의혹
간부들, PF대출때 리베이트 의혹. 6천억대 부채로 파산위기
지금까지 검찰이 향군의 일부 사업에 대한 비리 수사를 벌인 적은 있으나, 이처럼 향군 내 광범위한 회계부정 의혹을 수사하는 것은 처음이어서 검찰 수사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된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김주원)는 향군 사업개발본부가 운영하는 20개 수익 사업장 중 일부에서 대규모 회계부정이 저질러진 사실을 파악하고, 구체적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 지난 7월 초 사업개발본부가 실체가 없는 유령사업장에 PF 대출을 받아 130억여원을 투자한 것에 대해 자체 특별감사를 받은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향군 사업장 중 실체가 없는 사업장이 5∼6개 정도 될 것으로 보고, 그 규모가 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한 회계법인은 내부 보고서에서 “향군의 부채 중 1천800억원 정도를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향군이 브로커가 낀 PF 대출을 하면서 보증을 서고 연 7∼8%인 통상금리의 배에 해당하는 14∼15%의 금리로 돈을 금융권으로부터 대출받은 배경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이에 따른 손실액이 연간 150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업무상 배임 등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중 일부가 중간 브로커를 통해 향군 간부들에게도 일종의 리베이트로 전달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 수익사업을 심의·관리하는 과정에서 부실 프로젝트에 대해 지급보증을 선 배경도 수사 중이다. 그동안 검찰은 “향군의 무리한 사업 확장에는 대출 브로커, 그와 연계된 향군 고위간부들이 있다”는 취지의 제보를 접수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향군이 최근 2년 반 사이에 부채가 6천100억원으로 급속하게 늘어난 사실도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향군은 2007년 이후 아파트, 오피스텔, 리조트 등 20개 수익사업을 벌였으나 정상적으로 추진되지 않아 수천억원의 빚더미에 올라 파산이 우려된다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사업은 개발사업 시행사가 금융기관에서 PF대출을 받을 때 개발 대상 부동산 부지를 향군에 담보로 제공하면 향군이 대출을 보증하는 형태로 진행돼, 사업이 부실화하면 채무를 향군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구조다. 향군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개발사업이 지연되거나 중단될 경우 담보가치 부족으로 향군에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같은 향군 내 회계부정 사실을 파악하고, 최근 재무 담당자를 불러 관련 자료 및 회계 자료를 제출 받아 광범위한 내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조만간 향군에 대해 공개 수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앞서 2009년 몇몇 보수단체들이 “향군이 소유한 부지 매각과 회관 재건축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불법이 저질러졌다”며 고발해 검찰이 수사에 나선 적이 있고, 부산지검 강력부는 재향군인회 간부들이 군납용품 수주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받아 챙긴 정황을 잡고 수사한 바 있다.
재향군인회는 지난달 8일은 제60회 ‘재향군인의 날’이었지만 파산설 등으로 공식 기념행사조차 열지 못했을 정도로 크게 술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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