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을 의식한 오바마 정부와 공화당간 채무협상 난항과 미국경제 성장 둔화 소식, 그리고 유럽 재정위기 재연 움직임에 27일(현지시각) 미국주가가 폭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98.75포인트(1.59%) 떨어진 12,302.55에 거래를 마감했다. S&P 500 지수도 27.05포인트(2.03%) 내려간 1,304.89를, 나스닥 종합지수는 75.17포인트(2.65%) 하락한 2,764.79에 장을 마쳤다.

미국 디폴트 공포는 미국 의회 재정국(CBO)이 이날 민주당과 공화당이 내놓은 재정감축안 모두에 대해 재정 감축 효과가 의문시된다는 낙제점을 매기면서 확산됐다. 이에 따라 양당은 원점에서 각자 안을 수정한 다른 안을 제출해야 하나, 미국 파산 최종시한인 내달 2일까지 과연 새로운 안을 내놓고 양당이 이에 합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 시장은 패닉적 상태로 빠져들었다.

여기에다가 미연준은 이날 <베이지북>을 통해 지난달부터 이달 15일까지 12개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 중 8개 지역의 경제활동이 둔화됐으며 미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더 느려지고 있다고 평가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연준은 지난달 발표한 베이지북에서는 4개 지역에서만 경기 둔화세가 확인됐다고 밝혔었다.

또한 이날 발표된 내구재 주문이 예상 밖으로 대폭 감소한 것도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6월 중 내구재 주문은 전월보다 2.1% 줄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내구재 주문이 0.3% 증가한 것으로 것으로 추정했었다. 5월 중 내구재 주문 증가율도 애초 2.1%에서 1.9%로 하향 수정됐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이날 지난 2008년 유로권에 진입한 군소국 키프로스의 신용 등급을 '정크' 수준 직전까지 강등시킨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무디스는 이날 키프로스의 신용 등급을 A2에서 Baa1으로 두 단계 낮추고, 신용 전망도 '부정적 관찰 대상'에 포함시켜 추가 강등을 경고했다.

무디스는 지난 11일 발생한 키프로스 최대 발전소 폭발로 전력난이 심화돼 경제 전망이 암울하다는 점과 그리스 2차 구제와 관련해 키프로스 2대 은행이 막대한 채권에 물려있는 점 등을 등급 강등의 이유로 설명했다. 이에 따라 키프로스가 그리스에 이어 역내에서 4번째로 구제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면서, 유럽 재정위기가 재연될 것이란 우려가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는 날로 악화되고 세계경제 또한 재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게, 객관적 세계경제의 현주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