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에서 처음으로 구제역이 발생한 김해지역 발생농가 매몰지에서 가축 핏물이 섞인 침출수가 새어나와 지하수 오염 등 2차 환경피해가 우려된다.

김해시 주촌면 원지리 주민들은 지난 29일 오전부터 마을 원지천에서 가축 침출수가 곳곳에서 새어나온 것을 보고 시에 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침출수가 흘러나온 이 하천에서 불과 10여ｍ 떨어진 돼지 사육 농가에서는 지난 25일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됐고 돼지 5천700마리가 매몰 처분됐다.

인근 주민들은 "가뜩이나 우리 마을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주민들의 마음이 무겁고 힘든데 매몰처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앞으로 주민생활과 직결된 토양과 지하수 오염 등 2~3차 피해가 예상된다"고 걱정했다.

인근 하천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매몰된 장소에서 냄새가 나고 덮어 놓은 톱밥, 기타 비산물이 인근에 날아다닌다"며 "살처분과 매몰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의복과 기타 수거물이 여기저기 널려 있고 하천에서 아무렇게나 소각되고 있다"며 시 홈페이지에 개선을 요구했다.

시는 지난 29일 오후부터 하천에 차단막을 설치하고 톱밥과 생석회를 살포하는 등 하천으로의 침출수 유입을 막고 있다.

시 관계자는 "워낙 많은 돼지를 한꺼번에 급하게 매몰처분하면서 일부 토양과 지하수를 통해 침출수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정확한 유출 경위를 조사중"이라며 "매몰지 주변에 콘크리트 옹벽을 설치해 하천으로의 침출수 유입을 완전히 막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매몰 가축 침출수 유출은 앞으로 기온이 상승하고 부패가 활발하게 진행될 경우 침출수 유출이 더 심해질 수 있어 2차 환경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

김해지역에서는 지난 24일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된 뒤부터 현재까지 모두 14개 농장에서 2만8천645마리의 돼지와 소를 살처분해 매몰했으며 앞으로 3개 농장에서 4천953마리를 매몰 처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