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추적60분>의 '조현오 동영상' 보도, 데스크가 막아
지난 6월 익명의 제보자에게서 동영상 입수
KBS <추적60분> 제작 PD와 기자 일동은 16일 성명을 통해 "특종 보도를 준비 중이던 <추적60분> 제작진에게는 데스크에 의해 아이템이 없어지는 KBS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면서 "<추적60분>팀에서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 지난해 6월 동영상을 입수한 뒤 오는 18일 아이템 추진을 결정했으나 데스크가 방송에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아이템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이번 사태를 통해 데스크가 제작진의 자율성을 심대하게 침해하고 있으며 심지어 자신의 편향된 논리로 일부 특정 정파에 유리한 데스킹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방송을 막은 이화섭 국장 문책 등을 촉구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추적60분>의 데스크를 맡고 있는 이화섭 국장은 조 내정자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차명계좌 부분은 만약 방송한다면 실제 차명계좌가 있는지 여부를 밝히는 것이어야 한다"면서 "그것이 아니라면 방송하기가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천안함 유족 비하 발언에 대해서도 "아이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조 청장 내정자의 문제제기(유족들의 슬픔을 동물에 비유하며 언론이 여과없이 보도하는 것은 문제라는 발언)가 공영방송의 제작 가이드 라인에 비추어 보면 일면 타당한 부분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동영상은 데스크의 반대로 방송을 못하다가 결국 13일 저녁 <9시뉴스>를 통해 보도되면서 조 내정자를 벼랑 끝에 몰아넣고 있다.
<추적60분>에 따르면, 문제의 동영상은 6월 하순에 심인보 기자가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 입수됐으나 당시는 조 청장 내정자가 서울청장이었기에 취재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일단 보류됐다가 7월 파업으로 인해 논의가 잠정 중단됐다. 그러다가 8.8 개각으로 조 청장이 내정되자 취재를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보유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됐고, 이에 지난 12일 <추적60분> 전체 팀원 회의 통해 오는 18일 방송예정으로 아이템 추진을 결정했다. 이에 13일 오전 이화섭 시사제작국장에게 아이템을 보고했다가 저지당했고, 이에 <9시뉴스> 사회팀이 취재해 보도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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