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준의 경기회복세 둔화 전망에다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확대, 중국의 경기 둔화 등 'G2 동시불황'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11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지수가 260포인트 이상 떨어지는 폭락세를 보였다.

또한 미국경제 비관론이 확산되면서 달러화 가치가 엔화에 대해 15년만에 최저로 급락하는가 하면, 디플레이션 우려 확대로 안전자산인 미국채권 가치는 강세를 보이는 등 미국 금융시장이 어지러운 혼돈세를 연출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지수는 전날보다 무려 265.42포인트(2.49%)나 떨어진 10,378.83으로 마감해 10,400선이 무너졌다. S&P 500 지수는 31.59포인트(2.82%) 내린 1,089.47로 거래를 마쳤고 나스닥 종합지수도 2,208.63으로 68.54포인트(3.01%) 떨어졌다.

이날 증시는 전날 미연준이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출구전략 중단을 발표한 데 따른 불안감이 존재하는 가운데, 이날 미국 상무부가 지난 6월 무역적자는 499억달러로 전달보다 18.8%나 급증하면서 2008년 10월 이후 2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게 결정적 악재로 작용했다. 무역적자 급증은 미국경제가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경기가 다시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졌기 때문.

여기에다가 지난달 중국의 산업생산과 고정자산투자 등의 증가율이 둔화됐다는 소식에 세계경제 동반침체에 대한 우려를 확산시켰다. 중국의 7월 산업생산은 13.4% 늘어나는 데 그쳐 11개월래 최저 증가율을 나타냈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시카고 옵션거래소의 '공포지수'인 변동성(VIX) 지수도 25.35를 기록하면서 전날보다 13.3%나 급등했다.

이처럼 증시가 불안해지자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미국 채권은 초강세를 보였다.

미국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엔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15년만에 최저치로 급락하면서 84.72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달러는 엔화 이외의 주요통화에 대해서는 강세를 보여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지수는 지난해 10월이래 가장 높은 1.8%나 상승했다.

특히 유럽경제는 미국경제보다 더 좋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달러 대 유러화 가치는 2.2%나 폭락하면서 2008년 10월이래 최대 낙폭을 기록하면서 7월이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여기에는 이날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의 경기 회복세 둔화 전망도 한 몫 했다.

유럽경제 악화 소식에 유럽 유가도 급락,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100 주가지수는 전일 대비 2.44% 하락한 5,245.21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 주가지수도 2.10% 내린 6,154.07로 마감했고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40 주가지수 역시 전날보다 2.74%나 하락한 3,628.29로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