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권력투쟁도 아닌 개싸움이다"
<조중동>, MB정권 주류의 이전투구에 당황-절망
<중앙일보>의 13일자 사설 제목은 <'진흙탕 개싸움’에 반환점 ‘이명박호’ 물 샌다>이다. 사설은 "한나라당 전당대회(14일)를 앞둔 여권의 이전투구(泥田鬪狗)는 ‘권력투쟁’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유치하고 치졸한 수준이다"라는 개탄으로 시작한다. 집권세력이 현재 '권력투쟁'도 못되는 '개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
사설은 "논리도, 근거도, 품위도 없다. 오직 눈앞의 경선에서 표를 얻으려는 얄팍한 포퓰리즘 잔꾀만 판친다"며 "이러고도 국정을 책임진 여당이요, 집권세력이라 할 수 있는지 얼굴이 화끈거릴 지경"이라며 탄식했다.
사설은 특히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을 향해 "가장 큰 문제는 증거 없이 함부로 입을 열어 국민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것"이라며 그의 '100건 발언'을 거론한 뒤, "그는 경선 경쟁자 중 한 사람인 김대식 후보와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 등 선진국민연대를 주도한 인사들을 공격한 것이다. 그는 김 후보와 호남표를 다투고 있다. 정 의원은 이명박 시장의 정무부시장 출신으로 경선·대선·인수위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그런 그가 아무런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정권에 칼을 던지고 있다. ‘100건’이면 정권이 크게 흔들릴 일"이라고 질타했다.
사설은 친박 이성헌 의원의 '총리실 문건 야당 전달' 의혹 제기, 영포회·선진국민연대의 국정농단 의혹 등을 열거한 뒤, "‘이명박호’가 겨우 반환점을 도는데 벌써부터 배에 물이 새고 이탈자가 생기고 있다"며 벌써 이명박 대통령이 레임덕에 빠졌음을 개탄했다.
<조선일보>도 절망하기는 마찬가지.
상호 비방과 폭로가 잇따르고 있는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다룬 <조선일보>의 이날자 3면 기사 제목은 <내일 한나라당 전당대회...막판 '진흙판 싸움'으로-"권력 사유화" "적과 내통" "병역기피"...갈 데까지 갔다>이다.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서도 "어느 정당이든 노선이 다른 다양한 파벌이 때로 서로 경쟁하고 때로 서로 투쟁하는 것이 당을 민주화시키고, 그 정당을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정당으로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법"이라며 "그러나 지금 싸움은 그 싸움이 아니다"라고 개탄했다.
사설은 "지금 여권 내분은 진실과 책임 소재의 규명, 그리고 더 나은 인사의 길을 찾기 위한 진통이 아니라 인사 주도권을 둘러싼 패싸움 양상을 닮아가고 있다"며 추악한 권력다툼으로 규정했다.
<동아일보>도 이날자 논설위원 칼럼을 통해 정두언의 '100가지 발언'에 대해 "정 의원이 알고 있는 게 진실이라면 차제에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 역사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며 "비망록을 전당대회 결과와 연결짓는 것은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며, 전당대회에서 떨어지면 비망록을 쓰겠다는 '전제조건'을 붙인 정 의원을 질타했다.
또한 별도 사설을 통해선 홍준표 의원에 의해 병역기피 의혹이 제기된 안상수 의원에 대해 "만약 안 의원의 병역기피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대한민국 집권당의 대표가 되기에는 중대한 결격사유에 해당한다"며 "그렇지 않아도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비롯한 이 나라 최고 지도자들 가운데 병역미필자가 너무 많다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며 안 의원에게 당대표 자격이 없음을 강조했다.
앞서 또 다른 보수매체인 <국민일보>는 "임기의 반환점에도 이르지 않은 이명박 정권은 아직도 봄꿈을 꾸고 있을 터인데 사방에서 벌써 오동잎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며 MB의 레임덕을 선언했다.
MB 정권 출범의 1등 공신인 보수매체들이 지금 너무나 어이없는 권력 주류의 '진흙밭 개싸움'에 당황하고 절망하고 있다. <조중동> 등의 절망감 뒤에는 '이렇게 속절없이 레임덕에 빠졌다간 종편도 물 건너가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도 깔려 있지 않나 하는 추정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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