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정두언-박영준 모두에게 '함구령'
"권력투쟁은 있을 수 없다", 박영준의 청와대 재입성 좌절
12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문제가 있는 부분이 있다면 해결하고 처리하면 되는 것”이라며 “왜 여권에서 엄청난 내분이 있고, 권력투쟁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느냐. 권력투쟁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하며, 이를 당사자들에게 전달하라고 박형준 정무수석 등 참모들에게 지시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여권 고위관계자가 밝혔다.
이에 따라 박 수석과 한나라당 일부 의원이 이 대통령의 경고 메시지를 정 의원과 박 차장, 김대식 한나라당 대표후보 등 ‘선진국민연대’ 출신 핵심 인사들에게 전달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1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은 최근 사태에 대해 `왜 내분이 있는 것처럼 하느냐. 권력투쟁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말을 했고, 청와대 측은 다른 의원들을 통해 정 의원, 박 차장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함구령은 측근들의 권력암투가 상호 폭로전 양상으로 비화하면서 정권 자체가 내부 분열로 좌초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대통령 지시에서도 불구하고 정두언 의원은 10일자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선진국민연대의 (국정농단) 문제는 KB금융지주(인사 개입 의혹) 건 곱하기 100건은 더 있다”며 박영준 차장 측에 대한 추가폭로를 경고하고, 이에 맞서 선진국민연대의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차장 측도 11일자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정 의원과의 단독회동 사실을 알리며 "박영준도 옛날의 박영준이 아니다"라고 반격을 가하는 등, 양진영간 극한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암투로 당초 청와대 인사기획관으로 갈 것으로 예상됐던 박영준 국무차장의 청와대 재입성이 사실상 좌절되는 등, 당초 이 대통령이 구상했던 당정청 개편의 큰 틀이 바뀌면서 여권내 권력지형에 일대 변화가 뒤따를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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