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파업 돌입, 청경 투입해 KBS '아수라장'
청경들, 욕설과 폭력 행사. <1박2일> 등 제작 중단
충돌은 아침 일찍부터 시작됐다. 오전 8시50분께 안전관리팀 소속 청원경찰 50여명은 한국방송 본관 출입문을 봉쇄하며 회사에 들어오려는 조합원들과 충돌했다. 사측은 노조 사무실로 쓰고 있는 KBS 기자·PD협회 사무실까지 출입을 막았다.
결국 노조원들은 본관에 들어가지 못하고 본관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가져야 했다. 기자·PD가 주력인 새 노조 조합원 700여명은 파업 출정식에서 결의문을 통해 “KBS에 쏟아지는 비난과 조롱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오늘 파업은 시청자와 시민들이 주인이 되는 진정한 공영방송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 KBS 새 노조가 조합원 총회를 열기 위해 KBS 본관내 로비인 민주광장으로 진입을 시도하자, 사측은 또다시 청경들을 동원해 노조원들을 끌어내기 시작해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한 조합원은 출입문으로 밀려나오는 과정에 뒤로 넘어져 머리와 등에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청경은 이 과정에 조합원 뿐 아니라 이를 취재하던 타사 사진기자들에게까지 욕설과 함께 폭력을 행사해 <노동과세계> 사진기자의 카메라 렌즈가 파손되고, <오마이뉴스> 기자는 발길질을 당하기도 했다.
청경들은 오후 5시께 총파업 전국조합원총회를 마친 조합원들이 본관에서 행진을 해 신관 현관(주차장 출입구)에 들어가려 하자 또다시 물리력으로 출입을 저지했다.
한편 노조 파업으로 제작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체 기자의 절반을 넘는 기자 230여명과 제작PD의 80%가 파업에 참여하면서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1박2일><천하무적 토요일> 등의 제작이 중단됐고, 이에 사측은 금주말 방영 예정인 이들 프로를 기존 방송분을 재편집해 내보낼 예정이다.
김인규 사장은 이날 오전 임원회의에서 “파업에 엄정하게 대처하되 방송 차질이 불가피할 경우 시청자들에게 일부 조합원의 불법파업 때문임을 자막으로 알리라”며 강경대응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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