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광화문 복원공사'도 밀어붙이기
"공기 앞당기느라 졸속공사, 건물도 편법 복원"
1일 <한겨레>에 따르면, 정부는 2007년부터 복원공사 중인 서울 광화문 완공 시점을 오는 12월에서 9월로 앞당긴 데 이어 최근 또다시 7월 말까지 공기 단축을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공사현장에서는 촉박한 공기에 맞추려고 일정 시간이 소요되는 전통 건축 공정이 무시되거나 공법이 편법 적용됐다며 부실 복원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문화재청은 경술국치 100돌을 맞아 오는 8월15일 광화문 주요 건물들을 완공해 공개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서울개최(11월)를 위해 공기를 3개월 앞당긴 바 있다.
문화재청의 한 관계자는 “궁장(궁궐의 담), 어도 등 일부 공사는 계속하지만, 주요 권역은 8월 중순까지 정비를 끝내고 공개될 것”이라며 “8·15를 계기로 온전히 복원된 모습을 보여주자는 뜻”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복원 현장에는 지난 5월부터 문화재청 직원들이 수시로 찾아와 기본 공정을 6~7월 반드시 끝내라고 독려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광화문 양옆에 붙는 궁장 복원작업 현장에서는 궁장과 딸림건물 등에 들어갈 기와 공사를 충분한 시간 여유 없이 강행하고 있다. 한 현장 관계자는 “궁장 안에 생석회 마사토를 섞은 강회를 다져서 넣고 굳힌 뒤 기와를 덮는데, 최소 1~2주는 필요한 양생(건조) 기간을 무시하고 수일 만에 덮는 경우를 종종 봤다”고 전했다. 강회의 습기가 덜 빠진 상태에서 기와를 이으면, 1~2년 뒤 아래 나무 부재들이 상하게 되어 붕괴 등 구조 안전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또한 광화문 문루 뒤의 수문장청(위병소) 등 관아 건물도 지붕 부분을 원 설계도면과 다르게 편법 복원해 논란을 빚고 있다. 고증된 설계도면에는 서까래 위에 ‘산자’라는 대나무 발을 깔고 강회다짐을 발라 지붕을 잇도록 했으나, 문화재청은 최근 자문회의를 거치지 않은 채 작업시간이 덜 걸리는 개판(나무 판때기)을 까는 공법으로 바꿨다.
공사장의 한 관계자는 “역대 문화재 공사에서 두 차례에 걸쳐 다섯달이나 공기를 깎은 건 전례가 없다”며 “콘크리트 광화문에서 원형을 되찾자는 본래 복원 취지와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궁능문화재과 쪽은 “기와 양생 기간은 공사 감리단에서 철저히 주지시키고 있고, 지붕 공법 변경은 신응수씨 등 일부 고건축 전문가들이 효율적이라고 자문해서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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