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일 주교 "4대강 정부설명 듣고 의문 더 생겨"
천주교 주교 3명와 신부 300명, 양평서 4대강사업 중단 촉구
이날 미사는 강우일 천주교 주교단 의장, 이용훈 수원교구장, 최덕기 전 수원교구장 등 주교 3명과 신부 300여명을 비롯해 1천200여명의 신도가 참석한 가운데 양평군 양수리 성당에서 열렸다. 주교들이 현장을 직접 강론을 한 것으로 대단히 드문 일로, 천주교가 얼마나 현 정부의 4대강사업에 분노하고 있는가를 분명히 보여주었다.
강우일 주교회의 의장은 강론에서 “주교 개인이 아니라 주교단 모두가 한목소리를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님에도 한국천주교 주교단은 이미 4대강 사업은 중단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일치를 보았다”면서 “천주교 신자들도 4대강 사업을 막고 아름다운 강산을 지키자는 데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강 의장은 이어 "정부로부터 4대강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들었지만 듣고 나서 더 큰 의문이 들었다. 지금의 문제는 단순히 소통이나 홍보부족이 원인이 아닌 것 같다"라며 홍보부족 탓을 하는 정부를 힐난한 뒤, "국민적 합의 없이 밀어붙이는 4대강 사업을 신중하게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4대강사업 강행 중단을 촉구했다.
이용훈 수원교구장은 "지난 6.2지방선거에서 '4대강 사업 반대'라는 국민의 민심이 더욱 분명해졌음에도, 현 정부는 4대강 사업 중단이라는 국민적 기대를 저버리고 달라지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라며“그런데도 멈출 수 없다는 주장은 토건만능주의적 발상이자 비민주적 궤변”이라고 질타했다.
천주교연대는 ‘우리는 하늘과 땅과 물의 순교자가 될 것입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이 대통령의 발언은) 거짓이며 오만”이라고 단언했다. 천주교연대는 “4대강 사업 중단을 비롯한 국정기조의 변화를 기대했지만 이 대통령은 변하지 않았다”며 “4대강 사업과 경부고속도로 사업이 어떻게 같은 사업이냐. 생명의 강을 파헤치는 죽임의 사업이 어떻게 생명 살리기 사업이냐”고 반문했다.
1시간 10여 분간 진행된 미사가 끝나고 참석자들은 "4대강 멈춰" 등의 구호가 적힌 종이 등을 들고 30여분간 두물머리 유기농단지까지 가두 순례행진을 하기도 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