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 경호원 "거리응원 취재도 SBS만 가능"
KBS "여기가 SBS가 산땅이냐", SBS "사전에 비표 받아야"
이같은 취재 제지 사실은 유명블로거 '미디어 몽구'에 의해 처음으로 알려졌다. 미스어 몽구는 13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거리응원, 코엑스에서 당한 황당한 이야기'를 통해 12일 경기 시작된 우비를 입고 응원중인 시민들을 취재하던 SBS 경호원 두명이 와 "SBS가 아니면 촬영이 안되니 이곳에서 촬영하지 말라"고 제지한 사실을 밝혔다.
SBS 경호원들은 KBS취재진에 대해서도 취재를 제지했고, 이에 KBS취재진은 "(이곳이) SBS가 산땅이 아니잖나"라고 반발했다.
미디어몽구의 글이 네티즌들의 거센 분노를 사면서 파문을 불러일으키자, SBS는 13일 SBS 남아공월드컵 홈피에 올린 Q&A 형식의 글을 빌어 "523명에 이르는 진행 요원들에게도 취재진에게 비표 발급을 안내하고 자유로운 취재를 보장하도록 교육했지만 일부 요원이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미숙하게 대응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SBS는 그러면서도 "행사를 주관한 <SBS 플러스>는 당시 대규모 응원 행사와 생방송이 함께 진행되는 만큼 참가자들의 안전을 지키고 차질없이 생방송을 진행하기 위해 '붉은 악마' 구역에 한해 미디어 비표를 발급했다"며 "거리 응원 취재를 희망하는 매체에 대해서는 아무 제한 없이 비표를 발급함으로써 자유로운 취재를 허용했고, 붉은 악마 구역 이외의 행사장은 비표없이도 취재와 촬영이 가능하도록 했다"며 앞으로도 붉은악마 거리응원장에선 SBS로부터 사전에 비표를 받아야 함을 강조했다.
다음은 미디어몽구의 글과 SBS 해명 전문.
거리응원, 코엑스에서 당한 황당한 이야기.
어제 오후 황당한 일을 당했습니다. 이건 그냥 넘어가서는 안될 꺼 같아 글을 쓰고 영상으로 보여 드리려고 합니다. 어제 대한민국 대 그리스전 거리응원이 서울광장과 코엑스에서 있었죠. 낮에 집에서 나와 코엑스로 향했습니다. 전날 트위터에 예고한데로 서울종합예술학교 교수님들과 학생 2.000여명이 플래시몹을 한다고해서요.
경기시작 6시간 전이었음에도 많은 시민들이 나오셨더라구요. 우비를 입고 이색적인 응원복 차림의 시민들을 인터뷰하고 촬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촬영중...안전을 책임지는 경호원 두명이 오더니 제게 어디서 나왔냐 SBS냐 물어보더군요. 그러면서 SBS가 아니면 촬영이 안되니 이곳에서 촬영하지 말랍니다.
좀 황당해서 시민들 찍고 인터뷰하는데 왜 촬영이 안되냐고 물으니.. 이유는 설명안하고 SBS 아니면 촬영이 안된다고만 말하더군요. 그러던 중 다른곳을 보는데 다른 취재진들도 저와 같이 취재를 못하고 경호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SBS 로고가 붙은 카메라는 아무 제지없이 촬영하고 있었구요.
제 옆에서 KBS 카메라기자와 경호원이 싸우고 있길래 살짝 그 장면을 영상으로 찍었습니다. KBS 카메라 기자는 "그럴 일이 없어요. (이곳이) SBS가 산땅이 아니잖아요" 하면서 경호원을 설득하는데, 경호원은 막무가내로 맞다면서 촬영하려면 SBS랑 싸우라고까지 말했습니다. KBS 기자는 말이 안통하자 그냥 갔구요. 이런 상황을 곳곳에서 목격했어요.
다른 곳으로 가서 촬영하는데 이번엔 스탭 두명이 와서 역시나 SBS 아니면 촬영안된다고 하더군요.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월드컵 단독중계 하는건 아는데, 응원오는 시민들까지 찍지 말라니요.ㅠㅠ 어제 이상황을 실시간으로 트위터에 올렸는데 한바탕 난리가 났었습니다. 다들 저보다 더 어이없어 하더군요.
그뒤 제가 촬영할까봐 저를 따라다니기에 촬영 포기하고 서울광장으로 향했습니다. 트위터 친구분들이 SBS에 항의전화하고 SBS는 그런적 없었다고 했었다는데, 영상을 보세요. 제가 말을 잘못했는지...이에 대한 분명한 해명이 있었야할꺼 같습니다.
지난 동계올림픽때도 그랬고, 이번 월드컵 독점중계와 관련해서 SBS에 할말은 많지만 참겠습니다. 그리고 윗글은 얌전히 쓴 글입니다. 어제 당한 수모(?)를 생각하면...
SBS 해명
Q: 거리 응원 취재에 제한이 있나요?
A:
SBS가 주관하는 응원 행사장에는 취재 제한이 없습니다.
한국:그리스전 당시 국민 응원 축제 '승리의 함성' 행사장에서
일부 미디어 취재진이 안전 요원들의 제지를 받은 것과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이 밝힙니다.
행사를 주관한 <SBS 플러스>는 당시 대규모 응원 행사와 생방송이
함께 진행되는 만큼 참가자들의 안전을 지키고 차질없이 생방송을
진행하기 위해 '붉은 악마' 구역에 한해 미디어 비표를 발급했습니다.
거리 응원 취재를 희망하는 매체에 대해서는
아무 제한 없이 비표를 발급함으로써 자유로운 취재를 허용했습니다.
또 붉은 악마 구역 이외의 행사장은
비표없이도 취재와 촬영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KBS의 <해피투게더-남자의 자격>제작진도
개그맨 김국진씨와 함께 응원 행사장에서
국민들의 응원 모습을 장시간 동안 녹화해 13일 방송하기도 했습니다.
523명에 이르는 진행 요원들에게도
취재진에게 비표 발급을 안내하고 자유로운 취재를 보장하도록
교육했지만 일부 요원이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미숙하게 대응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SBS는 오는 17일 열리는 아르헨티나 전에는
더욱 뜨거운 취재 열기가 예상되는 만큼
거리 응원 행사를 사전에 철저히 준비해
최대한 취재의 편의를 제공하고
모두가 즐기는 축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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