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융단폭격에 일부 친이 "언제는 MB에 편승하다가"
<현장> 한나라, 6.2패배에 공황적 갑론을박만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오후 6시40분까지 장장 4시간반 이상 총 37명의 의원들이 나와 이번 지방선거 참패의 원인과 해결책을 나름대로 제시했다.
"한나라 디스카운트라는 말 유행하고 있어"
친박과 수도권 친이 등은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 책임론을 정면 거론했다.
친박 윤상현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대통령도 졌고, 정부도 졌고, 당도 졌다"며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데 선거에서 져서 대통령도 어안이 벙벙할 것이다. 당은 변화해야 한다"고 이 대통령을 겨냥했다.
친박 유기준 의원은 "4대강은 찬성은 하지만 사업규모나 시기를 조절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다"며 4대강 사업에 제동을 건 뒤 "지방선거 패배 이후에 한나라당 프리미엄이 아니라 한나라당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몽환적으로 취해있었다. 그런데 그 여론조사는 우리 한나라당 지지층만 자신있게 응답하는 조사였다"고 주장했다.
친박 서병수 의원은 "부동층들의 생각을 몰랐고 알려고 하지 않았다. 그 부동층들이 이명박 정부 이면을 독선과 오만으로 받아들인 것"이라며 "국민들은 이명박 정부는 대기업을 위한 정부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중립 이종구 의원은 "노빠들의 민심읽기, 민심 선동하기에 정부여당의 정보가 못 미치는 것에 놀랐다.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며 "민심을 대통령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제대로 파악도 못했다"고 청와대를 정면 겨냥했다.
친박 구상찬 의원은 "청와대 참모부터 개혁을 해야 한다. 청와대는 국민이 뽑은 대통령 말고 나머지 사람들 모두 바꿔야 한다. 전면개각 해야 한다"며 "국민들의 이야기를 청와대에 전달하는 시스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이 김성태 의원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사회성을 상실한 것으로 국민들에게 비춰지고 있다"며 "사회 기강을 확립하는 과정에서 표현의 자유 등의 분출구가 막혀서 그 과정에서 불만이 누적된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박근혜 전 대표 추대론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친이 이주영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를 끌어안아야한다. 쇄신, 변화 이야기 하지만 계파의식 버리지 않으면 당의 미래는 없다"고 주장했다. 친박 김태환 의원은 "당이 화합이 안 된데서 패배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만나서 협력해야한다"고 강조했고, 친이 김동성 의원은 "당의 얼굴역할을 할 사람을 박근혜 전 대표로 해야 하는 것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박근혜 전 대표를 추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거에 지니까 MB 공격하냐?"
반면 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는 발언에 거부감을 나타내거나, 4대강 사업 등 MB핵심사업을 강력 옹호하는 친이직계들도 있었다.
정미경 의원은 "40대 기수론이 나오고 있는데 무책임하다"며 "대통령의 지지율에 편승하다가 선거에서 지니까 또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은 공당이 아니다. 그렇다면 민심이 다시 등 돌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은재 의원은 "4대강 사업 중간에 포기한다면 정권 재창출 안 된다고 본다"고 4대강 강행을 주문했고, 친이 장제원 의원도 "선거패인을 분석하는 가운데 법치주의나 감세 등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데 이는 보수의 정체성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김영우 의원은 "세대교체는 잘못된 표현이다. 선거 때 어르신들도 표 달라고 해놓고 선거에 졌다고 세대교체 주장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세대교체가 아니라 세대균형이 중요하다. 그래야 우리 당의 전통적 지지층들으로부터 배은망덕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는다"고 소장파들의 세대교체론에 제동을 걸었다.
권택기 의원은 "선거결과를 가지고 남 탓하거나 우리 내부에서 총질하는 것은 안했으면 좋겠다. 내 탓이라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수희 의원은 "자신보다 당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를 가져주기 바란다"며 "작은 계산보다는 당과 나라를 위한 큰 고민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친박계를 겨냥했다.
진성호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인기에 편승해서 가려다가 아 뜨거워라 한 격이 됐다. 당의 여론조사기관이나 정부관계 기관이 여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은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패배에 대해서는 당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화 쇼크 토로도
문화 쇼크에 대한 토로도 나왔다.
친이 심재철 의원은 "이번에는 트위터로 당했다"고 참패 원인을 '트위터'에 돌린 뒤 "문화·예술인사들을 당에 끌어들이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방송인 김제동 씨 등 영향력 있는 문화계 인사의 영입을 주장했다.
친이 조진형 의원은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 야당의 전쟁이냐 평화냐 라는 전략전술이 통했다고 본다"며 "이제 우리 앞으로 협력해서 친이, 친박 계파 없애고 20, 30대와 소통하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김학송 의원은 "천안함 때 우리는 애국가를 불렀는데 1절이나 2절까지만 불렀어야 했다"며 "현역 군인들이 전쟁 위협을 느꼈다"고 과도한 북풍 부풀리기에 대한 후회를 나타냈다.
한나라 쇄신, 결론없는 찻잔속 태풍
김무성 원내대표는 연찬회 발언을 다 들은 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전대 시기 문제에 대해 워크숍 참석 의원들에게 "참고용"이라며 찬반 거수 의견을 물었으나 70여명 남짓 남은 의원들은 찬반 의견이 반반으로 갈려 뚜렷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
당 핵심당직자는 "작년 쇄신 논쟁과 큰 차이가 없었다"며 "누가 총대를 메고 이 방향으로 쇄신하자고 결론을 내리는 것보다, 전대에 출마할 후보자들이 자기 나름의 쇄신 방향과 방식을 제시하고, 당원들이 당의 진로를 결정하는 방식이 가장 자연스럽고 현실적인 대안이 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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