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의회, '도요타 두들기기' 본격화
"GM 죽인 도요타, 잘 걸렸다"는 분위기, 일본 전전긍긍
<마이니치> 등 일본언론들에 따르면, 도요타는 지난 2007년 3월 미국 소비자로부터 가속페달에 이상이 있다는 접수를 받았으나 "조사결과, 안전에 이상이 없다"며 이를 일축했다. 또한 유럽 소비자도 2008년 12월에 동일한 접수를 받았으나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는 동일한 회신을 했다.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미국의 유력 언론들은 도요타를 질타하고 나섰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29일자 사설을 통해 "지난해 8월 캘리포니아주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기 이전에 차의 속도가 갑자기 빨라졌다는 신고를 받고도 도요타는 리콜을 하지 않았다"며 "수년간 차량 이상을 접수 받고도 리콜을 하지 않은 도요타는 대단히 보수적"이라고 질타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도요타는 너무 빨리 거대해졌다"며 "급속한 사업 확장전략에 따라 무리를 되풀이한 결과 품질문제 등을 초래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미국GM이 쇠락 위기를 맞자 도요타가 그 공백을 타고 들어 세계랭킹 1위를 차지하기 위해 수년간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 결과, 이같은 사태가 초래됐다는 지적이었다.
미국의회도 진상조사에 적극 나섰다.
미 하원 감시-정부개혁위원회는 오는 2월4일 도요타의 가속페탈 리콜 사태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도요타가 소비자의 결함 신고를 일축한 경위 등에 대한 진상조사에 본격 착수키로 했다. GM 등 '미국 빅3'의 쇠락에 큰 위기감을 느껴온 미 의회는 도요타, 혼다 등 일본차의 잇딴 리콜 사태를 계기로 미국차 지원의 일환으로 일본차 두들기기에 적극 나선 모양새다.
이미 미국 중고자동차업계는 도요타 판매 보이콧에 들어가는 등, 미국 곳곳에서 특유의 '애국심'에 기초한 도요타 두들기기가 급속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같은 미국 언론·정치권의 총공세에 도요타는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도요타는 이미 760만대를 리콜키로 한 상태다. 이는 지난해 판매량 698만대를 크게 넘어선 수치다. 도요타가 이번 사태로 입계될 손실은 현재까지 추정조차 하기 힘든 지경이다.
리콜 대상 국가도 점점 확산되고 있다. 미국, 유럽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7만5천대를 리콜키로 했다. 리콜을 하지 않고 있는 한국에서도 정부가 진상조사에 착수키로 하는 등 세계각국도 자국에 수입된 도요타 차의 안전성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어, 상황에 따라선 리콜 대상이 더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혼다까지도 미국과 유럽에서 64만여대 리콜을 발표한 상태다. 일본 자동차업계로선 전무후무한 위기에 직면한 양상이고, 전자산업 쇠락 등으로 일본자동차 수출에만 목을 매고 있던 일본도 초비상이다.
이같은 미국의 공세에 일본언론은 내심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요미우리신문>은 31일자 사설에서 "'고품질에 안전'이라는 도요타자동차에 대한 신뢰가 기초부터 흔들리고 있다"며 "도요타는 문제의 페달을 미국 부품업체로부터 조달받았지만, 미국 업체의 실수를 간과한 도요타 품질관리체제의 허술함이 없었는지 총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문제의 가속페달이 '미국부품업체 제작품'임을 강조하고 나선 것.
<산케이신문>도 이날 리콜사태와 관련, "1980년대 미-일 자동차분쟁후 일본 자동차메이커들이 현지생산을 늘리면서 현지에서 부품을 조달하는 '미국기업화'가 초래한 결과"라며 미국의 공세에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렇게 불쾌감을 숨기지 못하면서도 일본은 이번 사태에 감정적으로 대응했다가는 일본자동차산업, 더 나아가 일본경제가 회복불능의 치명타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아래 안전성을 소홀히 해온 자국 업체들을 꾸짖는 분위기다. 그러나 "신뢰를 쌓는 데는 5년이 필요하나 잃는 데는 5분이면 족하다"는 게 재계의 금언이다. '안전성 신화'가 밑둥채 흔들리기 시작한 일본자동차업계는 창사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한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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