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월가와의 전쟁' 선언. 주가 폭락
"상업-투자은행 재분리", 월가의 유태자본들 강력 반발
오바마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폴 볼커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위원장과의 회동을 마친 뒤 백악관에서 TV로 생중계된 가운데 행한 연설을 통해 "금융시스템이 1년 전보다 강화된 반면, 여전히 금융시스템을 거의 붕괴 지경에 이르게 했던 것과 같은 규칙들이 작동 중”이라며 월가의 모럴 해저드를 질타한 뒤, “미국 납세자들이 다시는 대마불사 은행에 볼모로 잡히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이어 "납세자들과 미국 경제를 위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개혁에 나서야만 한다"며 "이에 저항하는 세력들이 싸우길 원한다면 나는 기꺼이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며 월가와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오바마는 구체적으로 "고객의 예금을 바탕으로 대출업무를 하는 상업은행의 경우 금융당국의 감독과 함께 보호를 받아야 하지만, 자체 자금으로 위험투자를 감행하는 은행들까지도 이러한 보호를 받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투자은행 업무를 겸하는 상업은행에 대해서는 자체 자산투자 규제가 불가피하다"며 상업은행의 투기적 투자 행위 근절 방침을 밝혔다.
오바마가 문제 삼은 것은 금융시장에서 `프랍 트레이딩(proprietary trading)'이라고 불리는 영업방식으로, 은행이 고객의 예금이나 신탁자산이 아닌 자체 자산이나 차입금에 의존해 채권과 주식, 파생상품, 원자재 등에 투자하면서 고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지난 2008년 미국발 세계금융위기의 단초가 됐던 행위다.
오바마가 구상중인 방안은 금융당국의 규제와 보호를 받는 상업은행에 대해 헤지펀드나 사모펀드에 투자하거나 소유하는 것을 금지, 사실상 PI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공황 발발 직후인 1933년 제정됐다가 지난 1999년 폐지된 `글래스 스티걸 법'을 부활시키겠다는 것.
이같은 규제 부활은 이날 오바마와 회동한 폴 볼커 전 미연준의장(82)이 미국발 금융위기 후 강력히 주장해온 것으로, 오바마가 그의 주장을 전격 수용한 셈이다.
이런 규제가 부활하면 투자은행 업무를 겸해온 상업은행으로서는 막대한 수익원이 사라지게 되며 규모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즉 상업은행에서 투자은행 업무를 담당하는 사업부문을 아예 별도 회사로 떼어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은행의 규모가 축소될 수밖에 없는 것.
오바마의 전쟁 선언에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금융주가 폭락하면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13.27포인트(2.01%)나 급락한 10,389.88로 마감하는 등 시장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116.48로 21.56포인트(1.89%) 내렸고 나스닥 종합지수도 25.55포인트(1.12%) 떨어진 2,265.7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다우와 S&P500 지수의 낙폭은 작년 10월30일 이후 최대의 낙폭이다. 특히 다우지수는 전날부터 이틀간의 낙폭이 작년 6월 이후 가장 컸다.
특히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6% 넘게 급락한 것을 비롯해 모건스탠리는 4%, JP모건체이스는 6.6%가 각각 떨어지는 등 금융주가 폭락장세를 연출했다. 골드만삭스도 4.4분기 순이익이 49억5천만달러(주당 8.20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 21억2천만달러(주당 4.97달러)의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고 발표했지만, 주가는 3.7% 하락했다.
그러나 오바마가 선언한 월가와의 전쟁이 과연 어떤 결말을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월가와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유태인 자본이 가만있을 리 만무하며, 유태인 소유인 월가의 언론매체들이 일제히 오바마를 비판하고 나서는 등 벌써부터 월가에서 조직적 반발이 목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월가는 미국경제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도 지난해 사상 최대의 보너스를 받는 등 모럴해저드가 극에 달한 상태로 미국민의 분노가 거세, 오바마의 전쟁 선언은 국민적 지지를 얻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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