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무죄판결에 대한 검찰의 비난 성명을 비롯한 보수언론들과 한나라당의 비난 공세에 대해 대법원이 15일 이례적으로 공개성명을 통해 강력 대응에 나섰다.

대법원은 이날 오후 ‘최근 판결 비판에 대한 대법원의 입장’이란 제목의 공개성명을 통해 “확정되지 않은 재판에 대한 최근 일련의 비판적인 성명이나 언론 보도가 그 한계를 넘어 사법권의 독립을 훼손할 수 있음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재판도 비판의 대상이 됨은 당연하나,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한 비판은 재판의 독립이 침해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재판에 잘못이 있는 경우 상소 절차를 통해 바로잡을 수 있음에도 하급심의 판결이나 재판 진행이 잘못됐다고 단정하는 취지의 성명을 내거나 보도를 하고 재판 내용과 무관한 재판장의 개인적 성향을 공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이는 법관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고 자칫 상소심 판단에도 영향을 줘 사법권의 독립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성명 발표에 앞서 이날 오후 박일환 법원행정처장 등 행정처 수뇌부들이 모여 논의를 했고, 검찰의 반발과 일부 언론의 보도가 위험수위를 넘었다고 판단해 강력 대응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