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한나라 탈당' 도미노, 한나라 패닉
충남-대전 줄탈당, 충북도 동요. "한나라 간판으론 당선 불가능"
한나라당 소속 송재용 대전시의회 부의장을 비롯해 곽영교, 오영세 대전시의원 3명은 이날 오후 대전시의회 4층 대회의실에서 탈당기자회견을 갖고 "세종시 투쟁대열에 합류하기 위해 오늘부로 한나라당을 탈당한다"고 밝혔다. 대전시의회의 나머지 10명의 한나라당 의원들도 탈당을 고려 중이다.
충남 아산시의회의 김준배 의장도 같은 이유로 이날 한나라당을 탈당하기로 했다.
또한 한나라당 소속 충남도의원 가운데 3~4명도 조만간 탈당할 것이란 소문이 현지에 파다하다.
이밖에 정우택 충북지사 역시 앞서 세종시 수정안을 비판하며 "중대한 결심"을 예고한 상태이며, 대전시의회 김학원 의장도 수정안을 비판하며 "3월 이후 거취문제를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충북도의회 한나라당 소속 이대원 의장 등 의원 27명도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세종시 수정안은 행정부처 이전 계획을 완전히 백지화하고, 인센티브 제공으로 세종시 블랙홀을 현실화시켜 충북 발전전략에 심각한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정부가 원안대로 추진하지 않으면 탈당 등 중대한 결심을 할 것"이라며 집단탈당을 경고했다.
충청권 한나라당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이처럼 줄줄이 탈당하는 것은 세종시 수정안 발표뒤 충청 민심이 더 험악해지면서, 앞으로 넉달여 뒤 치러질 선거에서 '한나라당 간판'으로선 도저히 재선에 성공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이들의 탈당후 행보다. 탈당 단체장이나 의원들은 1차적으로 같은 보수 성향의 자유선진당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친박연대와도 물밑접촉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최근 박근혜 전 대표가 세종시 수정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면서 충청 민심이 박 전 대표 쪽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따르면, 12일 충청민들을 상대로 ‘세종시와 관련해 충청민심을 대변하고 있는 정치세력이 어디냐’고 물은 결과 ‘박근혜 등 한나라당 친박계(28.8%)’라는 응답이 ‘정세균 등 민주당(21.2%)’ ‘이명박 대통령 정운찬 국무총리 및 한나라당 친이계(17.2%)’, ‘이회창 등 자유선진당(12.8%) ‘기타(20%)’ 의견보다 높게 나왔다.
친박연대는 이달 내로 당명을 바꾼 뒤 충청권에 독자적으로 후보들을 내 한나라당과 정면승부를 벌인다는 방침이어서, 한나라당 탈당 단체장과 시의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친박연대 간판으로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처럼 충청권 정당기반이 완전 붕괴 양상으로 접어들자 한나라당에는 초비상이 걸렸으나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해 부심하고 있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세종시 수정에 반대해 충남도지사 직에서 물러난 뒤 충남권 영향력이 커진 이완구 전 충남지사를 통해 탈당 도미노를 막으려 시도하고 있으나, 이 전 지사가 요지부동이어서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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