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정부발 세종시 보도'...기업 침묵
"삼성, 3조5천억 투자", "다른 4대그룹도 투자" 난무
정부가 당초 5천억원 투자를 계획했던 삼성에 3조5천억원 투자를 요구해 관철했다는 뉘앙스의 보도에서부터 삼성 외에 또 하나의 4대그룹 중 1곳이 투자키로 했다는 보도에 이르기까지 각기 다른 내용의 보도가 쏟아져나오고 있어, 정부가 세종시 수정을 위해 얼마나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는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7일자 <한국일보>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세종시에 삼성전자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사업과 LCD 태양전지 사업 등 IT와 BT 분야에 대한 수조원대의 대규모 투자를 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세종시에 투자할 규모는 초기에만 3조5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운찬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수정안에 따르면 세종시에 투자하는 대기업 명단에는 삼성그룹 외에도 4대 그룹 중 한 곳이 추가로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중견그룹 명단에도 웅진그룹, J사 등 5개 회사가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대기업 명단에는 당초 삼성그룹만 들어 있었으나 추가로 한 곳이 포함됐으며 세종시에 투자하는 중견그룹도 당초 3곳에서 5곳으로 늘어났다"며 "이 대통령에게도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같은 날 <동아일보>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세종시에 삼성전자의 바이오시밀러 사업부문 투자를 사실상 확정했으며, 또 발광다이오드(LED) 등 다른 사업부문과 관련한 추가 투자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6일 “정운찬 국무총리의 오늘 청와대 주례보고에서는 바이오시밀러 외에도 LED 등 삼성의 다양한 투자 계획이 보고됐다”고 전했다.
또한 서울대 의과대학은 세종시에 석·박사급 150여명을 양성할 대학원을 신설하기로 했으며, 서울대병원은 800병상 규모의 첨단융합 연구중심병원을 세워 인근 충남대, 충북대병원 등과 함께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같은 날 <조선일보>에 따르면, 정 총리는 세종시 입주 기업과 관련, A기업에 165만㎡(50만평)를, 다른 B기업에 66만㎡(20만평) 등을 제공하겠다고 보고했다. A기업은 삼성전자, B기업은 웅진을 각각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삼성전자가 바이오·환경·건강 관련 사업을 통합해 세종시에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삼성이 신수종(新樹種)사업으로 선정한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대해 현재까지 밝힌 투자규모가 5천억원 수준이지만 휴대전화와 노트북·전기차 등에 들어가는 2차전지 사업 분야도 함께 묶어 세종시에 입주할 경우 투자금액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중견기업인 웅진그룹은 웅진에너지와 케미컬·코웨이 등의 2공장과 연구개발센터의 세종시 입주를 막판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보고대상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이 대통령 사돈가인 효성그룹도 효성기술연구소등 연구기관 이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밖에 SBS는 삼성전자가 바이오시밀러 부문만 투자하기로 했다고 보도하는가 하면, MBC는 삼성전자가 수원의 첨단 LED를 세종시에 투자키로 했다고 보도하는 등, 상충되는 보도가 잇따라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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