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작심한듯 '4대강 사업' 융단폭격
"4대강이 뭐가 급한 사업이냐", "2개강부터 하고 천천히 해야"
친박 모임인 <여의포럼>은 2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4대강 사업' 세미나를 열었다. 윤병만 명지대 토목환경학과 교수는 발제를 통해 "4대강 살리기 사업에 투자되는 돈은 여태까지 우리가 투자했어야 하는, 밀린 투자를 하는 것"이라며 "물 문제를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선 4대강 사업을 기점으로 해서 계속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고 4대강 사업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윤 교수는 "보를 설치하면 당연히 수질이 악화된다"면서도 "그러나 수질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면 악화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발제만 보면 4대강 사업 지지 세미나인양 보였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김무성 의원은 "일단 '고인물은 썩는다'는 반대론자들의 말이 100% 맞는 말이라는 얘기 아니냐"며 "그렇다면 22.2조원 사업비 중에 수질정화예산이 있나"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세미나에 초대된 친이계 주호영 특임장관이 즉각 "4대강의 직접 연계사업비 5조3천억원 중에 지류사업하고 환경정비사업으로 예산이 들어가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반대하는 측에서는 이거 지금 4대강 살리기 사업예산이 22조원 이상 들어가는데, 지천 정화 비용은 앞으로 그것보다 더 많이 들어간다고 한다"며 "수질 개선 문제가 해결 안되면 (4대강 사업) 해놔도 소용이 없는 것 아닌가?"라고 거듭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자 현기환 의원이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라며 "낙동강만 하더라도 본류보다는 일부 지류에서 홍수가 많이 발생한다. 또 수질개선도 전혀 안되고 있다. 우리 지역구인 사상의 삼낙천이라는 지류가 있는데 여기에도 수질개선예산은 없다"고 지적했다.
현 의원은 더 나아가 "소위 말해서 (본류에) 기본적인 준설만 한다면, 그냥 강에다 향수만 뿌려놓는 사업이 되는 것 아니냐?"며 "지금 이대로라면 수질정화나 수질개선 대책은 전혀 없다. 수량확보보다는 수질개선이 더 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준설, 보 문제도 결국 오염원을 차단하지 않으면 비판론자 얘기대로 수질이 악화될 것"이라며 "그렇다면 오염원은 어디서 오느냐? 바로 지류에서 온다"며 거듭 본류 위주의 4대강 사업을 비판했다.

홍사덕 의원도 "수량확보, 홍수조절을 위해서 저수지를 준설하고 보를 설치하는 등 우리가 하려는 대규모 사업을 한 외국 사례가 있나"라며 정곡을 찔렀다. 그러자 윤 교수는 "이런 대규모 사업은 없었다"며 "단지 어떤 일정구간을 설정해 하는 경우는 있었다. 사실은 이렇게 대규모로 하는 사업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이다. 그래서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진땀을 흘렸다.
성윤환 의원은 "준설한 후 그 토양을 버릴때가 없다는 것도 문제"라며 "그래서 정부에서는 농사짓는 농지에 그 준설토를 버리고 2년동안 휴경을 시키고 그만큼 보상시켜준다고 하는데 이게 과연 성급하게 할 필요가 있느냐? 농민들도 반대하고 있고, 국가예산까지 써 가면서 휴경을 시키고 보상하는 게 굉장히 큰 문제 아니겠나?"라며 정부의 밀어붙이기를 질타했다. 김무성 의원도 "준설토는 오염토가 많을텐데 오염토는 또 정화해서 처리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공감을 표시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서병수 의원 역시 "야당에서 비판하는 것 중의 하나가 22조2천억이라는 돈이 2010년도와 2011년도에 다 투입된다는 데 있다"며 "그렇게 빨리 시급하게 할 필요가 뭐가 있느냐"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법적으로도 500억원 이상의 사업의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를 꼭 하도록 돼 있는데, 그것도 안했다"며 "그런것들을 해 가면서 좀 '슬로우 다운' 해야하는데 그렇게 안하는 이유가 실제로 있는지 무슨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특임장관은 이에 "단기간에 안하면 하는 도중에 홍수로 다 날아간다"며 "단기간에 하는 게 가장 공사비도 싸게 먹힌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진복 의원은 "4대강보다는 2대강 사업을 하고 난 이후에 사업효과를 봐가면서 하는 게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며 단계적 추진론을 주장했다.
김무성 의원은 "문제는 이게 모든 설계가 성공적인 설계가 돼 있느냐는 것"이라며 "그래야 사업 성공이 확보되는 것"이라며 졸속 설계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세미나를 준비한 유기준 의원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오늘 세미나가 특히 주호영 장관에게 많은 도움이 됐을 거라 생각한다"며, 이날 내내 진땀을 뺀 주 장관에게 뼈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이날 세미나에는 친박 현기환, 이진복, 홍사덕, 서병수, 유기준, 김무성, 박종근, 성윤환, 김태환, 이인기 의원 등 여의포럼 멤버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은 세미나 뒤 이날 저녁 박근혜 전 대표와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만찬에는 김학송, 유재중, 이경재, 이인기, 이혜훈, 이한성, 정해걸, 현기환, 이진복, 유기준, 김무성, 박종근, 김태환 의원 등 친박의원 13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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