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당정회의서 친이-친박 또 '격돌'
친박계, 정운찬 작심한듯 융단폭격. 친이계 즉각 반격
이날 오전 총리공관에서는 정운찬 총리, 정정길 대통령실잘,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위 당정청회의가 열렸다. 한나라당에서는 이밖에 최고위원들과 당직자들도 대거 참여했다. 단연 최대 이슈는 세종시 수정 논란이었다.
정운찬 총리는 우선 "세종시 문제는 국가 대계를 위해서 신중하고도 치밀하게 추진해야 할 문제"라며 "이 문제를 발제하는데 당에 미리 상의하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다"며 자신이 세종시 논란을 불붙인 데 대해 고개를 숙였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그러나 이에 대해 "당의 입장에서, 국회의 입장에서 세종시 문제에 한 말씀 드리겠다"며 "근거도 없고 확인도 되지 않은 여러 안들이 여기저기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데 세종시를 둘러싼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최종적 안이 나올 때까지 정부 관계자 모두 신중한 자세를 지켜주길 바란다"며 정 총리 등 정부에게 '입조심'을 당부했다.
한나라당내 유일한 충청권 의원인 친박 송광호 최고위원은 한 걸음 더나가 정 총리를 정조준, "지난 보궐선거 때 총리가 무슨 말씀을 했나, 세종시가 재보궐선거에 전혀 영향 미치지 않았다는 기자간담회의 기사를 읽었다"며 "총리가 세종시 문제 계속 거론한 이후에 급락하기 시작해서 말도 안되는 참패의 결과를 가져왔다"며 충북 4군 재보선 참패의 주범이 정 총리임을 강조했다.
그는 더 나아가 "총리, 국무위원들 듣기 섭섭하겠지만 참아달라, 현실이다"라며 "(당신들은) 대개 1년 반 내지 2년 되면 그 직을 그만 두게 되지만, 정치인들은 한나라당이 존속하는 한 한나라당 소속으로 정치해야 한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는 또 "얼마 전에 정부에서는 세종시의 개발하지 않은 땅을 30-40만원에 요구하는 사람이 있으면 입주하는 기업에 주겠다고 하는데, 충청북도·충청남도에 모든 국가 산업단지나 시골의 지방산업단지가 평당 40-50만원 한다. 지금 충청북도·충청남도·대전 물론해서 땅값 때문에 지금 난리"라며 정부의 가벼운 입을 질타했다.
친박 허태열 최고위원도 "세종시에 대한 대안은 충청도민의 찬성이 없다면 가능하지 않다"며 "국회에서 현재 있는 법의 개정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사정을 감안해서 가급적이면 현행법을 고치지 않는다는 선에서 대안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며 사실상 세종시 원안 고수를 주장했다.
그러자 친이 장광근 사무총장은 "어제 같은 서해교전상황이 수도가 분할된 이후에 발생했었다면 얼마나 대처가 늦어졌겠느냐"라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적절하겠다"며 세종시 전면 수정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친박계 공세에 반격을 가했다.
친이 백성운 제4정조위원장도 "다음 선거도 중요하지만 다음 세대 역시 중요하다. 넥스트 일렉션(Next Election)도 중요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넥스트 제너레이션(Next Generation)이 아니겠느냐"며 "정부가 왜 편안한 길을 놓고 왜 험한 길을 가려고 하는지도 헤아려 보아야 한다"며 세종시 수정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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