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 추진에 반발해 당직을 사퇴한 친박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이 4일 "우리 한나라당이 사소한 인사문제부터 중요 정책에 대한 의사결정까지 모두 ‘외부의 손’에 의해 컨트롤되고 있다"며 청와대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이날 당 홈피에 올린 글을 통해 이같이 주장한 뒤, "이것은 집권 여당으로서 한나라당의 위상과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으며, 국민에게 약속했던 정당으로서의 기본 책무를 방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난 총선의 공천과정에서부터 우리 한나라당의 민주적 제도와 질서가 어찌된 일인지 내용적으로 후퇴하기 시작했었고, 급기야 이제는 세종시와 같은 국책사업을 다루는 과정에서조차 당은 이미 예정된 수순을 집행하는 ‘허수아비 정당’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세종시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아무 대안도 없이 불쑥 ‘문제가 있으니 바꾸자’는 식의 돌출형 문제 제기와 더불어,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은 어딘가에서 만들어진 ‘수정안’을 관철시키는 ‘하수인’ 역할에 그쳐야 하는 것으로, 세종시 문제가 다뤄지고 있다는 점은 결코 납득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며 "더욱 어처구니없는 일은 세종시 문제의 개선점을 찾는 일에 마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식의 천박한 인식"이라고 친이계의 '박근혜 책임론'에 강력반발했다.

그는 친이계의 국민투표론에 대해서도 "‘국민투표론’은 공당인 우리 한나라당이 헌재의 결정을 전면적으로 무시하고 포퓰리즘에 호소하겠다는 무책임한 접근 방식"이라며 "미디어법에 대한 헌재 판결을 놓고 떼를 쓰고 있는 야당과, 우리 집권여당 한나라당의 태도가 하나도 다를 것이 없게 된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