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 "두고 보세요. 한나라당 깨지고 맙니다"
"세종시 약속, 을사보호조약처럼 국민과 약속 아니다"
김 명예교수는 3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특별법을 의결한 자체가 크게 잘못된 일인 데다가 그 법을 공포한 사실은 더 큰 잘못"이라며 "청와대의 주인인 이명박 대통령이 '국가백년대계를 어떻게 정치적 타협으로 손상시키는 것은 양심상 할 수 없다'는 내용의 확고한 의지를 표명했을 때에는 그만한 사연이 있으리라는 정도의 생각은 여·야의 지도자가 모두 해야 하는 것 아니겠냐"며 이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 방침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나타냈다.
그는 이어 화살을 박근혜 전 대표에게 돌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당의 지도자가 '국민과의 약속'이니 원안대로 강행하라고 외치면, 여당과 대통령은 무슨 꼴이 됩니까"라고 비난한 뒤, "'국민과의 약속' 운운하는 것은, 여당의 파괴를 촉진하는 결과 밖에 가져오지 못합니다. 두고 보세요. 한나라당은 깨지고 맙니다. 그리고 2012년 대선에서 승산이 없습니다"라는 절망감을 토로했다.
그는 앞서 2일에도 박 전 대표의 '국민과의 약속' 발언에 대해 "잘못된 세종시 건설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날마다 커져가고 있다. 그 '약속'이 '국민과의 약속'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며 "을사보호조약도, 한일합방도 국민과의 약속은 아니었다"며 행정중심도시 여야 합의를 '을사보호조약'에 비유하기까지 했다.
그는 또 박 전 대표 발언이 있었던 지난달 28일에는 "앞으로 대한민국의 정국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고, 세종시 건설의 원안은 표류하게 마련"이라며 "친박파 50~60명이 “수정론”에 반기를 들고 야당 의원들에게 합세하면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외교도 아무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수포로 돌아가는 것 뿐 아니라 한나라당은 집권 여당의 자격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니, 무엇이 과연 '원칙론'인지 심사숙고가 있기를 바란다"며 박 전 대표에게 세종시 원안 고수 발언의 철회를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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