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아프간의 모래늪'으로...정부 '재파병' 발표
아프간 1개 주 독자적 지원 맡기로, 무력충돌 가능성 농후
특히 정부는 아프간 1개 주에 대한 지원 책임을 맡을 것임을 분명히 해, 탈레반 등과의 충돌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문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아프간의 안정화와 재건을 위한 노력에 보다 적극 동참하기 위해 아프간 지방재건팀(PRT)를 확대 설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가 설치코자 하는 PRT는 현재 바그람 미군 공군기지 내에서 운영 중인 의료.직업훈련팀과는 별도로 아프간 내의 1개 주에서 주 정부의 행정역량 강화와 경제재건, 인프라 구축, 인도적 지원 등 제반 지방재건사업을 포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혀, 아프간의 1개 주에 대한 지원책임을 맡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다른 나라 PRT와 마찬가지로 우리 인력과 시설의 보호를 위한 자체 경비와 이동시 안전호송을 위해 적정 수의 경찰 및 군 경비병력을 국회의 동의 등 국내법 절차에 따라 파견할 방침"이라고 밝혀, 보호병력을 함께 파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 경비병력은 PRT 및 동 소속원을 보호하기 위한 자체방어와 자위권 행사 외에 별도 전투행위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PRT의 위치와 사업 내용, 민간인력 및 경호병력 규모 등은 현지 실사단이 아프간 정부 및 NATO와의 협의를 통해 구체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로선 PRT는 130명, 경호병력은 250~300명 규모가 거론되고 있다.
이번 아프간 재파병은 지난 2007년말 한국군이 아프간에서 완전철수했을 때까지의 주둔 상황과는 달리, 현재는 아프간 전역이 탈레반 수중으로 거의 넘어간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탈레반과의 무력 충돌 가능성과 이에 따른 인명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아프간의 경우 최근 수도 카블에 주재한 유엔본부가 탈레반의 공격을 받아 1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정도로 치안이 극도로 불안한 상황이다.
김태영 국방장관도 전날 국회 답변에서 아프간 파병시 "불가피한 교전과 이에 따른 희생"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했었다.
더욱이 이번에는 아프간 1개 주를 독자적으로 책임맡는 방식으로 파병이 이뤄지게 돼, 탈레반의 공격 목표가 될 가능성은 더욱 높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아프간에는 현재 미군 등 10만명의 외국군대가 주둔중이나 대다수 1천~2천명선을 파병하고 있는 선진국들은 아프간전이 제2의 월남전화했다는 판단아래 철군을 검토중이다. 반면에 오바마 미대통령은 현지 주둔군 사령관으로부터 3만5천명의 추가파병을 요청받고 있으나 미국내 비판여론 때문에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미국은 대안으로 한국에 재파병을 집요하게 요구해왔으며 이에 정부는 내달 19일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이전에 파병을 기정사실화하기 위해 이날 서둘러 재파병 방침을 발표한 모양새이나, 아프간 정세가 워낙 험악해 국내의 만만치 않은 반발에 직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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