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나라, '정운찬 책임론' 급부상
공성진 "정운찬, 언행 신중히 해라", '수도권 충청표' 요동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19일 불교방송 '김재원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세종시 수정 논란과 관련, "이 문제가 당에서 공식의제로 거론된 적이 한번도 없다"며 "정운찬 총리가 후보시절에 학자적 소신과 양심을 가지고 뱉은 말이 평지풍파를 몰고 왔기 때문에 총리로서의 언행을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정 총리에게 '언행 주의'를 주문했다.
그는 이어 "절대불변의 그런 입장을 고수하는 것도 넌센스이지만 지금은 전혀 이 문제를 거론할 시점이 아니지 않느냐 하는 것이 당의 판단"이라며 "보궐선거 뿐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가 얼마나 중요하냐? 우리들 입장에서는 국민들의 뜻에 따를 수 밖에 없다"고 말해, 당의 세종시 원론 고수가 선거를 의식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당이라는 건 소위 대학, 연구소가 아니다. 수시로 바뀌는 국민의 여론을 수용해서 정책을 만들어 나가는 것 아니겠나? 이 문제도 국민여러분이 어떤 식으로 방향을 설정하라는 지침이 있으면 당으로서 안을 만들어서 정부에 건의도 하는 것"이라며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접근하자는 국민들도 비교적 많이 있다. 고무적"이라고 말해, 수정 찬성 여론이 높을 경우 세종시 수정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공 최고위원의 이날 발언 외에도 전날인 18일 밤, 정몽준 대표에 의해 긴급소집된 최고위원-지도부 회의에서도 재보선 판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음에 강한 위기감을 나타낸 뒤, 주요원인으로 세종시 수정 드라이브에 대한 충청권 반발을 뽑으며 그 책임을 정운찬 총리에게 돌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나라당에 따르면, 정부의 세종시 수정 드라이브에 재보선이 치러지는 충북 음성-진천-괴산-증평은 말할 것도 없고 충청 출신이 많이 사는 안산 상록을 등 수도권 재보선 지역에서는 정부심판론이 급속 확산되면서 한나라당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특히 안상 상록을의 경우 호남 출신에 이어 충청 출신이 두번째로 많은 지역으로, 최근 이들 충청 출신표가 민주당 후보에게 쏠리면서 한나라당을 긴장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한나라당은 모든 책임을 세종시 논란을 촉발시킨 정운찬 총리에게 돌리면서 예봉을 피하려 하는 양상이나, 지난달 1일 밤 정운찬 당시 서울대교수를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찾아가 총리 입각에 앞서 타진한 것이 세종시와 4대강에 대한 정 교수의 입장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과연 정 총리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이 얼마나 국민적 설득력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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