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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총재 "금리인상, 정부와 합의할 성질 아니다"

강봉균 "겁먹지 말고 대답하라" 힐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와 민주당 의원들이 15일 금리인상 시기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박병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국은행 국감에서 "초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여파를 주고 동시에 전세시장까지 급등하는 등 굉장히 타격을 주고 있다"며 "지난 2003~2004년 강남을 중심으로 부동산 투기가 급격히 확산될 때 한은이 금리 인상 시기를 놓치면서 부동산 과열이 확산되었던 교훈을 잊지 말라"고 쓴소리를 했다. 박 의원은 이어 "정부가 이번에도 무언의 압박을 가해오더라도 한은이 독자적으로 금리인상 시기 적기를 놓치면 또다시 실패를 맛볼 수 있다"며 청와대 의중과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을 주문했다.

이 총재는 이에 대해 "나름대로 적절한 시점을 포착하기 위해서 매일 자료를 검토하고 논의하고 있다"며 "결국 여러가지 경기라든가 물가라든가 또는 금융시장의 움직임, 시장금리 이런 걸 보면서 통화정책이 현 수준이 적합하느냐를 매월 점검한다"고 '정권 눈치보기'라는 비판에 반박했다.

이 총재는 이어 "금리 변경 시기를 사전적으로 정하기 어렵고 (정부와) 합의할 성질도 아니다"라면서도 "출구전략이라는 것은 용어도 불분명하고 또 거기에 매달리는 것은 크게 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강봉균 민주당 의원은 이에 "한국이 OECD 국가 중에서 금융위기 극복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정부 주장에 동의하나"라고 물었으나, 이 총재는 "저희는 '제일 빠르다, 아니다'라는 것에 대해 큰 관심을 두고있지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강 의원은 그러자 "아니 애매하게 답하지 말라. 다른나라하고 비교를 해야 출구전략을 세우는 시기도 정할 게 아닌가?"라며 "내가 지금 기획재정부 장관하고 이 총재하고 싸움 붙이려고 물어보는게 아니라 순수하게 물어보는 거니 겁먹지 말고 대답하라"고 재차 물었다.

이 총재는 그러자 "저희가 지난 2.4분기 성장률을 볼 때는 다른나라, 중국이나 인도를 제외하고는 굉장히 빠른 편"이라고 답했고, 강 의원은 이에 "기재부가 계속해서 내년까지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유지하겠다고 하는데 한은이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면 내년 이후에 우리경제가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라며 신속한 출구전략 수립을 주문했다.

그는 더 나아가 "정치인들, 수명이 1년밖에 안되는 장관들은 우선 급한 불부터 끄자고 나오기 마련"이라며 "그러나 한은총재나 금통위원들은 임기가 4년 아닌가? 또 금통위원들은 장관들보다도 월급도 많은데 매일 그 사람들과 똑같은 소리를 하려면 왜 있나"라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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