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으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아온 황영기 KB금융 회장이 23일 끝내 사의를 표명했다. 취임 1년여 만의 일이다.

황 회장은 23일 "금융위원회의 징계조치에 의해 KB금융지주 회장직을 유지하는 데 법률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선도 금융그룹의 최고경영자로서 저 자신의 문제로 조직의 성장, 발전이 조금이라도 지장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마음에 사임을 결정했다"며 "KB금융 회장직과 이사직을 동시에 사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그러면서도 "전에 몸담았던 우리은행에서 파생상품 투자와 관련한 손실이 발생한 데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리고 싶다"며 "한편으로 우리은행 재직시 CDO.CDS 투자와 관련한 금융위원회의 징계조치에 대해서는 수차례의 소명 노력에도 불구하고 저의 주장이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금융당국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도전정신과 창의력이 성장, 발전의 기반이 되어야 하는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 저에 대한 징계로 인해 금융인들이 위축되고 금융시장의 발전에 장애가 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황 회장이 물러나면 KB금융 정관상 그룹 부회장인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회장직을 대행하게 되나, 가까운 시일 내 새 이사장이 선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