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 18일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를 기소하지 않은 점을 질타했다. 주 의원에게 공세의 계기를 제공한 것은 이날자 <동아일보> 사설이었다.

주성영 의원은 이날 이귀남 법무부장관 내정자에 대한 국회인사청문회에서 <동아일보>의 이날자 사설을 소개한 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뇌물 공유자인 노 전 대통령 일가족에 대해서는 왜 기소하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그는 이어 "이 문제를 재론할 목적은 아니지만 이 사설에 보듯이 대만 천수이볜 전 총통도 아내가 직접 뇌물을 받은 데 대해 나는 모른다고 했지만 둘다 무기징역을 받았다"며 노 전 대통령 부부가 모두 유죄임을 강조했다.

그는 또한 "박연차 수사에 대해 검찰이 백서를 만들 용의가 없나? 노무현 대통령 사건 수사와 관련해 검찰에서 백서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했고, 이 내정자는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동아일보>는 이날자 사설에서 전날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유죄판결을 거론한 뒤 "노 전 대통령이 자살하는 바람에 법정에서 진실을 가릴 기회가 사라졌지만 그가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됐다면 이번 판결 취지에 비추어 유죄 판결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이어 "이번 판결을 보더라도 노 전 대통령이 근거 없는 모함을 당한 것은 아니다"며 "전직 대통령의 비리 혐의는 국민적 관심사라는 점에서 언론이 신속 정확한 보도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동안 자사 보도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사설은 천수이볜 대만 전 총통을 거론한 뒤 "그는 법정에서 '아내가 직접 뇌물을 받고 관리해 나는 모른다'라고 진술했지만 중형을 피할 수 없었다"며 "국정 최고책임자는 퇴임 후 어떤 식의 검증을 당하더라도 떳떳하도록 자신과 주변을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