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과 직접대화' 전격 선언
'클린턴-박의춘 유엔회담' 가능성, 오바마 집권후 첫 대화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과 양자 논의에 들어갈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양자대화의 방식과 장소를 앞으로 2주일 내에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6자회담을 진전시킬 수 있다면 양자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는 것 외에는 어떤 결정도 하지 않았다"면서도, 오는 21~25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가 북한과 양자대화를 하는 기회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유엔총회가 고위급 지도자들이 6자회담 참가국들과 대화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다른 지도자들이 6자회담 모든 참가국과 대화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해, 북-미 고위급회담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그러나 클린턴 국무장관이 박의춘 북한 외무상을 유엔총회에서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클린턴 장관의 일정에는 그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 암시하는 게 아무 것도 없다"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미국이 '6자회담 내 북-미 대화'라는 종전 방침을 바꾼 것과 관련해선 "이는 6자의 틀 안에서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해 비핵화를 위한 긍정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설득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한국 등 다른 6자회담국들의 반응에 대해선 "미국이 이같은 입장에서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혀, 최근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한국, 일본, 중국을 순방한 자리에서 미국이 북-미 직접대화 방침을 전달했음을 시사했다.
이같은 미국의 직접대화 결정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미 후 북한이 유화적 태도를 보이면서도 최근 플루토늄-우라늄 무기화가 급진전 중임을 강력 경고하는 등 강온전략을 펼치고, 대남정책에서도 마찬가지 강온전략을 동시 구사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정권 출범후 미국이 최초로 북-미 직접대화에 나서기로 하면서 북-미 간 북핵협상이 급진전될 경우 북-미 수교 협상 등으로 발전하면서 한반도 정세에 일대 격변이 몰아닥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새로 출범할 일본의 하토야마 정권 역시 북-미 관계 진전시 일본도 북한과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북-일 수교협상이 재개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망되는 등 동북아 정세에 일파만파의 파장이 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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