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덕구 전 산업자원부 장관(니어재단 이사장)은 8일 글로벌 국가부채 위기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대재앙을 예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오후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아시아개발은행연구원(ADBI) 초청 강연에 앞서 미리 배포한 자료에서 "글로벌 위기 극복 과정에서 대부분 국가들의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정 전 장관은 "국가 부채가 증가하는 가운데 각국 통화 가치의 불안정성과 민간 채권시장에 대한 구축효과로 경제성장도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글로벌 위기의 후속 함정은 대규모 실업의 악순환에 진입하는 것이고 이는 소득감소, 소비감소, 주택경기 침체 등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현재의 글로벌 경제 흐름을 볼 때 고용악화와 가계부문 부실 증대로 '이중침체(더블 딥)'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 각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금융위기 이전으로 회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며 이 때문에 글로벌 경제의 '축소균형'이 우려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달러화 가치와 관련 "미국이 쌍둥이 적자 폭을 줄여 기축통화로서 달러에 대한 신뢰 회복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달러 가치의 하방 위험이 크다"고 내다봤다.

향후 국제금융체제에 대해서는 "당분간은 경제.군사.외교에서 미국을 대체할 세력이 없어 달러의 지위가 붕괴되기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시간문제이며, 세계 경제의 향방과 미국의 자기조정 능력이 그 시기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