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이명박 대통령 만나자"
남북정상회담 전격 제안, 북핵 문제 새 국면 진입
청와대와 정부에 따르면, 김기남 노동당비서 등 북한 조문단은 23일 청와대를 방문해 이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남북 간 현안 해결을 위해 정상회담을 희망한다”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비서 등은 먼저 6.15, 10.4 남북정상회담 합의사항이 이행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한 우회적 불만을 드러낸 뒤 남북 정상이 만나 진정성을 갖고 대화를 하자며 이같은 정상회담을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 위원장 최측근인 김양건 통일전선부장도 전날인 22일 만난 이 대통령 최측근 현인택 통일부장관에게 “남북 간 모든 당면문제를 해결하려면 당국 간 대화가 필요하고, 역시 정상 간에 만남이 이뤄져야 한다”며 “김 위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만났고 건너뛸 수가 없어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임기 말이지만 만났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이것을 이어가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번 계기를 놓치면 다른 기회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남북정상회담 제안에 대해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북한이 먼저 핵을 포기한다는 입장을 종전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핵 문제를 남북 간에도 얘기하자. 우리가 나서면 생각보다 쉽게 풀릴 수 있다"며 북-미 직접대화만으로 북핵문제를 풀려는 북한 방침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적 입장을 드러내며 남북 대화 필요성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강도 높은 비난 공세를 펴온 북한이 이처럼 전격적으로 남북정상회담 제안을 하고 나온 것은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급류를 타기 시작한 북-미 대화를 진전시키기 위해선 남북 긴장을 일정 부분 완화시킬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여하튼 김정일 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 카드를 꺼내 들면서 북핵 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한반도 빅뱅도 급류를 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전날 김정일 위원장 메시지를 "민감한 내용"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던 청와대는 24일 정상회담 제안 보도와 관련, 외교안보수석실 명의의 해명자료를 통해 "어제 이명박 대통령의 북한 조문단 접견에서는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일반적인 논의가 있었을 뿐"이라며 "남북정상회담 관련 사항은 일절 거론된 바 없다"고 부인하며 거듭 '신중 모드'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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