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 타워가 없다. 연일 닭플레이만"
<기자의눈> 권력 중추부의 심각한 '컨트롤 타워 부재'
정부여당 내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탄식이다. 지나친 과장이 아니다. 최근 몇몇 사례만 봐도 그렇다.
한나라당은 최근 경품 및 무가지를 제한해온 공정거래법 신문고시를 없애겠다고 했다. 공정거래위도 동조했다. <조중동>을 의식해서다. 마이너신문들 정도가 반발할 것으로 예상했던듯 싶다.
하지만 지방신문들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났다. 16개 유력 지방신문 오너 등이 격노했고 일제히 지면을 통해 "<조중동>만 살리려 다 죽이겠다는 거냐"며 이명박 정부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가뜩이나 민심이 흉흉한 마당에 지방지들까지 들고 나서자, 당연히 한나라당에 초비상이 걸렸다.
신문고시 폐지를 주도해온 한나라당 문방위의 간사인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은 지방신문협회장인 김종렬 <부산일보>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한나라당 문방위원들이 비공개 회의를 갖고 신문고시를 존치키로 했다"며 "더 이상 신문고시 폐지 문제가 거론되지 않을 것"이라며 즉각 꼬리를 내렸다.
한나라당만 닭플레이를 하는 건 아니다. 국방부도 오십보백보다.
국방부는 예산을 좀 아끼겠다며 현행 25개인 상무 종목을 5개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가 체육계의 반발로 혼쭐이 났다. 상무의 연간 예산은 66억원. 국방부 연간예산 28조5천326억원의 0.02%에 불과하다. 웬만한 무기 하나만 덜 들여와도 아낄 수 있는 예산을 아끼겠다며 상무 종목 대폭 축소를 들고 나선 것이다.
당연히 체육인들은 격분하며 대규모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였고 대한체육회가 직접 나서 정부를 질타했다. 상무 이전 예정지인 경북 문경시도 발끈하며 정부를 맹공했다. 스포츠 팬들도 "올림픽 때만 되면 금메달 운운하면서 뭐하는 짓거리냐"며 가세하고 나섰다.
비난이 빗발치자 국방부는 "각 체육협회가 예산과 인력을 지원한다면 없애지 않을 수도 있다"며 한걸음 물러섰다.
이뿐인가. 당정청 간에 벌어지고 있는 사교육 논쟁은 말 그대로 압권이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안병만 교육부장관 보고 물러나라 하고, 안 장관은 한나라당이 발표한 사교육비 대책에 대해 "교육정책은 내가 정한다"고 반발한다. 두 사람 또한 동시에 '대통령 뜻'은 자기편이라고 주장한다. 백년대계인 교육마저 배가 산으로 가는지, 강으로 가는지 알 길 없다.
여권의 한 고위인사는 "심각해도 너무 심각하다"며 "이렇게 정부여당이 정신없이 왔다갔다 하면서 국민에게 혼란을 줘서야 어떻게 떠난 민심이 돌아오겠냐"고 탄식했다.
그는 "청와대나 한나라당 중심부에 한가지 정책을 정할 때 그것이 미칠 파장을 전체적으로 고려하는 컨트롤 타워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과거 노무현 정부때 그렇게 아마추어 정권 운운하던 우리가 정반대 위치에 몰린 양상"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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