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盧전대통령 비극, 정치적으로 이용말라"
의원들에게 함구령, 전국당사에 추모 현수막 걸기로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24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고인이 바라는 국민화합과 동떨어진다"며 한나라당이 느끼고 있는 위기감을 드러냈다.
정 최고위원은 "이번 서거를 통해 차분하게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교훈을 얻어야 한다"며 "왜 우리 대통령들은 퇴임 후에 아름답지 못한 모습을 보이게 되는지, 왜 가족문제로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장례 형식과 관련 "한나라당 의원들과 당원, 많은 국민들도 조문을 하고 싶어하는데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유족들께서 국민장을 받아들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유족측에 국민장을 권유했다.
안 원내대표는 이어 "소주잔을 들이키면서 정치가 과연 무엇인지 삶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했다"며 "한국 정치가 투쟁이 아니라 화해와 평화의 길로 가야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깊이 했다"며 우회적으로 향후 몰아닥칠 후폭풍을 우려했다.
공성진 최고위원도 "이번 사태를 보면서 노 전 대통령이 명예를 알고 자존심을 지키는, 많지 않은 지도자 분 한분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유족들에게도 앞으로의 삶이 큰 위안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잔뜩 몸을 낮췄다.
한나라당은 이날 회의에서 모든 의원들에게 진중한 언행을 주문하는 등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일체의 언동 자체를 지시, 긴장감을 나타냈다.
한나라당은 아울러 전 날 최고위에서 결정한 추모 현수막 중앙당사 배치를 끝낸 데 이어, 전국 시도당과 각 당협위원장 사무실에 추도 현수막을 내걸기로 했다. 아울러 박희태 대표가 이 날 오후 중으로 호주에서 귀국하는 즉시, 다시 최고위원들과 상의해 당 차원의 조문 일정을 조정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한나라당 의원중 조문을 한 의원은 임태희 의원 한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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