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출범후 환율 300원 폭등...원인은?
<분석> "시장이 '정부 말'보다 '외국계 말'을 믿고 있다"
'1,200원 시대 도래'의 의미는 중차대하다.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원-달러 환율이 900원초였다. 이 대통령 당선후 불과 10달 사이에 거의 300원이나 폭등한 것이다. 이 기간중 이렇게 자국통화가 휴지값이 된 나라는 없다. 원화는 정변으로 나라가 혼란에 빠진 태국 바트화보다도 휴지값이 된 상태다. 전세계에서 유일무이한 '나홀로 약세'다.
더 심각한 사태는 더 폭등할 것이란 '패닉 심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골드만삭스 등 일부 외국계는 "연말에 1,300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물론 환율을 자기네 목표치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교활한 '아나운서 플레이'일 수도 있다. 환공세 세력은 그동안 수시로 자신네 목표치를 공개 발표하고 시장심리를 목표치로 유도하는 '아나운서 전술'을 구사해왔기 때문이다. 헤지펀드나 투자은행의 상투적 수법이다.
그러나 지금 시장 분위기는 외국계의 '아나운서 플레이'가 백발백중하는 분위기다. 환율이 1,000원선에 머물고 있던 지난달초부터 환율은 50원 단위로 계속 마지노선이 무너져왔다. 정부는 마지노선마다 외환보유고를 투입, 방어전을 폈다. 그러나 하루 이틀 밀리는 듯 싶던 환율은 틈만 나면 곧바로 마지노선을 무력화시켰다. 평균 보름마다 50원씩 뛰어오른 셈이다.
그렇게 마지노선을 무력화시키며 '연말 마지노선'으로 여겨져온 '1,200원'마저 9월도 끝나기 전인 29일 무력화시켰다.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결과론적으로 '9월 외환위기'가 끝내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과연 환율의 마지노선이 어딘지조차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말 그대로 '패닉'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한결같이 원화의 '나홀로 약세'가 과도하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한국에서 엄청난 외자가 빠져나가고 있다. 연초부터 지난주말까지 코스피-코스닥 등 한국 증시에서 빠져나간 외자만 총 32조원에 달하고 있다. 무역수지, 경상수지도 계속 악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도 동반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좋은 신호는 눈을 씻고 봐도 어디에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율 폭등은 분명 과도하다.
심각한 문제는 모두가 "지나치다"고 말하고, 실제로 그렇게 느끼면서도 시장이 정부 말보다는 외국계 말을 믿는 '양치기 소년 현상'에 빠져있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지난 두달간 "과도한 급등을 절대로 용인 않겠다"는 말을 수십, 수백번은 했다. 실제로 외환보유고를 동원해 시장에 개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백전백패였다. 시장이 정부 말을 안 믿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등 역외에서 펼치는 환투기세력 공세에 동조하기 때문이다. 1997년 당시와 흡사한 양상이다.
지금 환율 폭등은 득보다 실이 크다. 일부 수출기업이 득을 얻기는 하나, 물가폭등에 따른 내수 침체, 수입기계류값 폭등에 따른 투자 축소와 고용창출 감소,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 투자자금의 이탈 가속 등등 손실이 득보다 몇배나 더 크다.
해법은 하나다. 시장이 '정부 말'을 믿게 하는 거다. 그러기 위해선 정부가 솔직해져야 한다. 잘못한 것은 처절하게 사과해야 한다. 나쁜 상황도 솔직히 밝혀야 한다. 아무도 안믿는 황당한 핑크빛 전망도 삼가해야 한다. 신뢰를 찾기 위해선 "새 술은 새 푸대에"의 경제팀 개편도 단행해야 한다.
지금은 우리뿐 아니라 세계가 패닉 상태다. 하지만 환율이 말해주듯, 우리나라의 상태가 유독 심하다. 시장이 외국계보다 정부 말을 믿도록 해야 한다. 만약 지금과 같은 불신 상황이 계속되다간, 정말 역외세력들이 환투기 공세 막판에 수백억, 수천억달러의 엄청난 물량을 일거에 투입해 영란은행 등을 초토화시켰던 이른바 '다이나마이트 총공세'에 우리가 직면할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