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6일 오랜 침묵을 깨고 미국 쇠고기 수입 파문과 관련,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 그리고 보수신문들을 강도높게 질타했다.

박 전 대표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친박 복당을 놓고 청와대와 극한 대립중에 나온 것이어서, 박 전 대표가 모종의 중대 결심을 한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낳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 입장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쇠고기 전면 수입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지금 쇠고기 문제에 대해 논쟁의 초점이 잘못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반대하는 네티즌이나 국민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 전에도 수입을 해 왔고. 그런데 왜 이런 문제가 벌어지게 됐는가. 협상 전과 후에 정부의 자세,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정부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그는 "국민의 건강이나 안전이나 생명보다 더 중요한 게 없는데 이런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협상 전에 정부가 국민과 충분한 교감을 갖지 못했고, 국민의 최대 관심사에 대해서 물어볼 수도 있고 공청회를 가질 수도 있는데 그런 것이 없었다"고 거듭 정부를 질타했다.

그는 "그런데 무조건 받아들여라 이러니까 국민들로서는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지금 굉장히 걱정을 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서 저는 국민들이 그렇게 걱정하는 게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국민의 우려에 공감을 표시했다.

그는 이어 화살을 한나라당과 보수신문들로 돌려 "지금 한나라당이 얼마 전만 해도 이 문제에 대해 위험물질에 대해서는 이야기조차 안 되고 뼛조각 갖고도 굉장히 엄격한 잣대를 갖고 반대를 했었다"며 "그런데 그러다가 한나라당도 입장을 바꾼 것이고 ,일부 언론들도 입장을 갑자기 바꿨다"며 이들을 싸잡아 질타했다.

그는 "그러니까 국민들 입장에서는 이거 뭐가 잘못된 거 아니냐, 믿을 수 없다, 뭔가 거짓이 있는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고 걱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광우병이 미국에서 발생한다고 해도 계속 수입해야 한다는 문제에 대해 어떤 대책이나 설명도 없이 무조건 안전하다 하니까 국민들로서는 걱정을 할 수 밖에 없다"며 거듭 국민 우려에 대한 공감을 표시한 뒤, "저는 뭐가 잘못됐다, 국민이 이렇게 걱정한다 하면 바로 잡는 것이 정부의 마땅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부로서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국민이 안심하고 인정할 수 있는 대책을 하루빨리 내놓아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그는 재협상 필요성에 대해서도 "(재협상을) 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그 방법밖에 없다면 재협상을 해야 한다"며 재협상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러나 통합민주당 등이 추진중인 특별법 제정에 대해서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