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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보따리장수 손학규, 정치인 자격 없어"

손학규 '범여권후보' 불허, 이해찬-한명숙-유시민 생각?

노무현 대통령이 '손학규 탈당'에 대해 "손학규는 정치인 자격이 없다"고 강도높은 직격탄을 날렸다. 손 전지사가 '범여권 후보'가 되는 걸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 표명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손학규는 정치인 자격 없어"

노 대통령은 20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손 전지사 탈당과 관련, "자기가 후보가 되기 위해서 당을 쪼개고 만들고 탈당하고 입당하고 이런 일을 한다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을 근본에서 흔드는 것"이라며 "탈당을 하든 입당을 하든 평상시의 소신을 갖고 해야지 선거를 앞두고 경선에서 불리하다고 탈당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민주주의 원칙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노 대통령은 "민주주의 정치에서 진보다, 보수다, 중도다 하는 노선도 매우 중요한 가치지만 그 가치의 상위에 원칙이란 가치가 있다"며 "게임의 규칙을 지킬 수 있는 원칙을 존중할 때 비로소 민주주의 정치가 성립되는 것으로, 원칙을 파괴하고 반칙하는 사람은 진보든 보수든 관계없이 정치인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노 대통령은 "보따리 장수같이 정치를 해서야 나라가 제대로 되겠느냐"고 손 전지사를 '보따리 장수'에 비유까지 한 뒤 "우리 정치는 그동안 그렇게 해왔다 하더라도 이제는 하지 않아야 하고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은 정치를 새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를 과거로 돌리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선거를 위해서, 후보를 위해서 그렇게 하게 됐을 때 우리 정치는 한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며 "너도 나도 진보를 얘기하고 개혁을 얘기하고 새로운 정치를 얘기하지만 원칙을 지킬 줄 모르면 그 정치는 한발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고 거듭 손 전지사를 비난했다. 노 대통령은 "어느 정당에 입당하고 어느 정당에서 탈당하고 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민주주의에는 규칙이라는 것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4월27일 경기도 파주 LG필립스 LCD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이 손학규 당시 경기지사와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범여권 후보' 용납 못한다는 盧心 표출

노 대통령의 이처럼 강도높은 '손학규 탈당' 비난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손 전지사가 '범여권 후보' 1위로 나타나는가 하면, 그의 탈당에 범여권이 환영 입장을 밝힌 데 따라 손 전지사가 향후 범여권 후보로 급부상하는 것을 사전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 해 연말에도 범여권 지지율 1위였던 고건 전총리를 공개비판해 연초 고 전총리의 정계 은퇴를 이끌어낸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선 노 대통령을 손 전지사를 '제2의 고건'으로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盧가 생각하는 범여권 후보는? 이해찬, 한명숙, 유시민...

노 대통령의 손학규 비판은 당연히 노 대통령이 심중에 다른 범여권 후보를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노 대통령은 앞서 한명숙 총리 퇴임에 앞서 한 총리에게 한나라당 후보가 박근혜 전대표로 결정날 경우에 대비해 대선출마를 권유한 바 있다.

최근에는 이해찬 전총리에게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및 남-북-미-중 정상회담 추진을 맡김으로써 이 전총리를 차기 대선주자로 띄우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낳고 있다. 당초 노 대통령은 '충청' 출신인 이 전총리를 여권후보로 깊게 생각했었고 이에 이 전총리도 총리 재직시절 전국적 조직 구축에 나섰었으나, 지난해 3.1절 골프파문으로 낙마하면서 그동안 잠행해 왔었다. 이 전총리는 방북후 동교동을 찾아 김대중 전대통령에게 방북 결과를 보고하는 등, DJ의 지지를 얻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밖에 열린우리당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 당적을 계속 보유하고 있는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도 잠재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명박 캠프에서는 "범여권 후보 중 유장관이 가장 전국적인 조직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고 있기도 하다.

노대통령의 복심이 무엇인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고건에 이어 손학규를 맹비난함으로써 노대통령의 마음 속에는 다른 정권재창출 그림이 있음은 분명해 귀추가 주목된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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