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우 행장 "연임 포기 안했으면 난장판 됐을 것"
새정치 "정치권엔 정윤회, 금융권에는 서금회 있다"
3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이순위 행장은 연임 포기 선언을 한 직후인 지난 1일 밤 서울 중구 신당동 자택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연임을 포기한 이유에 대해 “돌아가는 걸 보면 모르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행장은 이어 "(버티다간) KB 임영록 전 회장처럼 되지 않겠나. 그렇지 않나”라며 임 전 회장이 버티기에 나섰다가 초토화된 KB금융을 예로 들기도 했다.
그는 더 나아가 “(윗선이) 이광구 부행장을 찍어서 냈는데 행추위에서 (이 부행장이 회장 후보가) 안 되면 난리가 나지 않겠느냐”라고 말해, 윗선이 노골적으로 '서금회' 출신 이광구 부행장을 내정한 상태임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민영화 작업이 한창인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면 안 된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왔다는 걸 나도 안다”며 “연임하려 들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조직은 다 죽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또 “행추위를 통과해 연임이 돼도 (우리은행) 정부 지분이 57%나 되니 정부가 주주총회에서 밀어버리면 그만이다. 그걸 왜 내가 생각하지 않겠나. 연임 포기 결정이 내가 우리 조직을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그래서 정말 민영화를 하고 싶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민영화가 되면 CEO(최고경영자) 인사 때마다 나오는 잡음은 없어질 것이다. (금융당국 등이) KB금융 회장으로 하영구 전 한국씨티은행장을 밀었지만 결국 사외이사들이 지지한 윤종규 회장이 되지 않았나. 내 대(代)에서 이런 일들을 끝내 버리려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민영화 되고 직원들 복지가 좋아지면 직원들이 영업할 때 고객들에게 술도 한잔씩 사고 영업력도 좋아질 건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보도를 접한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즉각 브리핑을 통해 "정치권에 보이지 않는 실세 정윤회가 있다면, 금융권에는 '서금회'가 있다"며 박근혜 정권을 맹질타했다.
한 대변인은 "능력과 경력에 대한 제대로 된 인사 검증없이 단순히 대통령 동문이라는 이유로 영전하는 인사들이 넘쳐나고, 금융 당국은 이러한 인사전횡과 논란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다니 이는 관치금융을 넘어 정치금융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내세웠던 선진 금융의 목표가 설마 서강대 동문 일자리 창출인지 묻고 싶다"며 박 대통령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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