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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아와 론스타가 만난 접점이 바로 김&장"

이정환 기자 "재경부 회전문 현상의 중심에 김&장 있어" 주장

김&장법률사무소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입에 깊게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가 잇따라 나와 주목된다. 김&장은 1972년 창립된 국내최대 로펌으로 유명하다.

"재경부 인맥과 론스타가 만나는 접점이 바로 김&장"

한겨레신문이 발행하는 경제주간지 <이코노미21> 최신호는 '추악한 머니 게임의 진실을 찾기 위한 여덟 개의 퍼즐 조각'이라는 기사를 통해 이같은 의혹을 전면 제기했다.

<이코노미21> 소속 이정환, 최종혁 기자가 함께 작성한 이 기사는 외환은행 매각을 헐값 매각이 아닌 불법 매각으로 규정한 뒤, "외환은행 불법매각 사건을 둘러싼 모든 의혹의 중심에는 이헌재 전 재정경제부 장관(부총리)이 있다"며 "외환은행이 론스타에게 넘어가던 무렵 이헌재 전 부총리는 론스타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김&장법률사무소의 고문으로 있었다. 이른바 이헌재 사단이라고 불리는 재경부 인맥과 론스타가 만나는 접점이 바로 김&장이었던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매입에 이헌재씨가 고문으로 있던 김&장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사는 이어 '김&장의 약진'이라는 별도 기사를 통해 "은행법은 금융기관이나 금융지주회사가 아닐 경우 금융기관의 대주주가 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어 사모펀드인 론스타는 애초에 자격이 안 됐다. 다만 은행법 시행령에서는 부실금융기관 정리 등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 예외를 인정하도록 돼 있는데 금감위는 이 조항을 끌어들여 외환은행 매각을 승인해줬다"며 "주목할 부분은 금감위가 이런 예외조항을 적용한 것이 처음이 아니었다는 것"이라며 본격적 김&장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기사는 "1999년 7월 제일은행을 뉴브리지캐피털에 넘겨줄 때나 2000년 7월 한미은행을 칼라일펀드에 넘겨줄 때도 금감위는 비슷한 조항과 논리를 끌어들였다. 뉴브리지나 칼라일 역시 론스타와 마찬가지로 법적으로 금융기관의 대주주가 될 자격이 없었지만 금감위는 이를 허용해줬다"며 "흥미로운 것은 이들이 모두 김&장에게 법률자문을 맡겼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기사는 이어 "외환은행 불법매각 논란과정에서는 김&장과 금감위의 관계를 추측하게 하는 자료도 발견됐다"며 2000년 6월 금감위 내부 보고서를 그 증거로 제시했다.

기사에 따르면, 이 내부 보고서에는 금감위가 김&장의 법률 자문을 인용한 부분이 있다. 당시 쟁점은 크게 두 가지였는데, 첫째는 JP모건이 직접 주식을 취득하지 않고 다른 투자회사를 내세워 주식을 취득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것, 두 번째는 금융기관이 아닌 칼라일이 JP모건과 공동 출자해 은행을 인수해도 좋은가 하는 것이었다.

김&장 소속 정계성 변호사 등은 첫 번째 쟁점에 대해서 “외국계 금융기관의 관행을 감안해 인정 가능하다”, 두 번째에 대해서도 “금융기관이 아닌 자의 은행 지배를 방지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기 때문에 역시 인정 가능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기사는 "금감위는 이를 근거로 칼라일의 한미은행 인수를 승인해줬다. 실제로 한미은행의 인수 주체는 칼라일이었고 JP모건은 들러리만 섰을 뿐이지만 금감위는 이를 알면서도 눈감아준 것"이라며 김&장의 역할에 의혹을 제기했다.

뉴브리지-칼라일-론스타 모두 김&장이 법률대리인 맡아

기사는 이어 "제일은행을 사들였다가 스탠더드차터드은행에 팔아넘겨 1조1천5백10억원을 벌어들인 뉴브리지와 한미은행을 사들였다가 씨티은행에 팔아넘겨 7천17억원을 벌어들인 칼라일. 그리고 외환은행을 사들였다가 국민은행에 팔아넘겨 4조5천8억원을 벌어들이게 될 론스타, 이 세 펀드들간의 관계도 주목해야 한다"며 "공교롭게도 이 세 펀드들은 한결같이 매각 주간사로 모건스탠리를 선정했고 법률대리인은 모두 김&장이 맡았다"고 재차 김&장 의혹을 제기했다.

기사는 "이들 모두 금융기관의 대주주가 될 자격이 안 됐지만 금감위는 굳이 예외조항을 적용해가면서 이들에게 은행을 넘겨줬다"며 이 과정에 김&장이 커다란 역할을 했음을 강조했다.

"회전문 현상의 중심에 김&장 있어"

기사는 또 "정부 관료들, 특히 재경부 관료들의 회전문 현상도 주목할 만하다. 회전문 현상이란 정부 관료와 로펌, 회계법인, 금융권 등이 인맥을 주고받으면서 자리를 옮겨다니는 현상을 말한다. 재경부와 금감원, 금감위의 회전문은 이미 자연스러울 정도다. 국정감사 때면 서로 ‘우리’라고 부르는 것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라며 "회전문 현상의 중심에는 김&장이 빠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요컨대 모피아(재경부 인맥)와 김&장이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주장이다.

기사는 구체적으로 "김&장은 이헌재 전 부총리뿐만 아니라 최경원 전 법무부 장관과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윤동민 전 법무부 보호국장, 김회선 전 법무부 기획관리실장 등 쟁쟁한 검찰 출신 법조계 인사들을 영입해 왔다. 국무조정실장 출신의 한덕수 부총리 역시 김&장의 고문으로 활동한 적이 있다. 이밖에도 원봉희 전 재경부 금융총괄국장, 전홍렬 전 금감원 부원장, 현홍주 전 주미대사, 김병일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구본영 전 경제협력개발기구 대사, 서영택 전 건설부장관, 한승수 전 외교통상부 장관, 황재성·이주석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최병철 전 국제조세관리관 등이 김&장을 거쳐갔거나 재직 중이다"라고 김&장의 재경부 인맥을 소개하기도 했다.

기사는 이어 "김&장 출신이 외환은행 경영진으로 합류하기도 했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인수 직후인 2003년 12월, 김&장의 김형민 자문위원을 외환은행의 상무로 전격 발탁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기사는 결론적으로 "당신이 만약 외국계 사모펀드를 운영하는 사람이고 우리나라에 들어와 은행을 인수하려고 한다면 누구를 먼저 접촉해야 할까"라고 반문한 뒤, "그 답은 너무나도 분명하다. 정부 관료와 금융권, 투기자본, 법무법인과 회계법인을 가장한 로비스트들의 이 끈적끈적한 네트워크. 이 네트워크가 유지되는 한, 앞으로도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칠 머니 게임의 씨앗은 또다시 자라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론스타와 그 파트너들의 국부 약탈'

이같은 기사를 쓴 이정환 기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최근 <투기자본의 천국, 대한민국>(도서출판 중심)이라는 별도의 저서를 통해 기사와 동일한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이 기자는 이 책의 부제를 '론스타와 그 파트너들의 국부 약탈작전 전모'라 붙이기까지 했다. 김&장을 '국부 약탈'의 공범으로 지목한 것이다.

이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아직 김&장은 공식적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미 법률팀이 법률적 대응을 위한 검토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향후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론스타로의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을 조사중인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 등 국회에서도 최근 김&장의 역할에 주목하며 IMF사태후 김&장의 수임 사건 등을 중심으로 다각적 자료수집 활동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파장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박태견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14 14
    새재

    헌재 돔 살리도....
    왼쪽에는 재록이, 오른쪽에는 기홍이 이렇게 양김을 행동대장, 영재를 비서실장으로 금감원과 은행을 떡주무르듯 한 <밤의 황제> 이헌재의 저변은 어디까지던가? 지난 수 년간 정권의 실세중의 실세의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해 얼마나 노심초사 고군분투했던가(내심을 숨기느라고). 아.....광재야, 대답 좀 해라. 헌재형 죽는다..... 헌재형한테 폭탄주 세례받고 '헌재형, 헌재형'찬송하던 작자들...아, 부럽네. 지금은 다들 금융계 고위직들을 한자리씩 꿰차고 앉아있는데.... 바람 잘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군상들의 면면을 박대표가 좀 쫘악 불어 보슈....헌재 말석에라도 끼워달라고 사정하다가 물먹던 자들이 시퍼렇게 살아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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