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사진' 마침내 첫공개
북한 3세 세습 본격화, 3월초에 국영매체 통해 보도 지시
일본 <마이니치>신문 20일자는 1면 톱 기사를 통해 북한 지도부에 정통한 소식통과 한국 정보기관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달 4일 <조선중앙통신>, 다음날인 5일에는 당 기관지인 <로동신문>에 김정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함경북도 김책제철연합기업소를 시찰하는 사진이 게재됐다며 문제의 사진을 여러장 함께 게재했다. 김정은의 사진은 그동안 1999년에 촬영된 어린시절 사진만 보도됐을뿐, 성인이 된 이후의 사진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이니치>가 보도한 사진은 이미 지난달 5일 <조선중앙통신>을 받아 국내 언론에도 보도됐지만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 옆에 서 있던 젊은이가 김정은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 <마이니치> 보도가 처음이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3월초 당시 평양의 각 기관과 기업 등에는 5일자 <로동신문>을 보라는 노동당을 통해 신속히 전달됐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배포된 사진에서 김정은은 군청색 재킷에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있으며, 감색 바지와 검은색 구두를 신고, 앞으로 손을 모은 채 김정일 국방위원장 오른쪽에 서 있었다. 김정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보다 훨씬 키가 크고 건장한 체구였으며 시찰 관계자들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마이니치>는 김정은 사진 공개 배경과 관련, "북한에서는 지난해말 화폐개혁 실패에 따른 심각한 경제혼란이 일어나고 있으며, 믿었던 중국으로부터의 지원도 순조롭지 못하고 대미관계 전망도 불분명한 엄격한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의 사진 공개는 김정은으로의 권력이행이 착착 진행중임을 드러냄으로써 구심력을 높이기 위한 노림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로동신문>은 올 들어 김정은의 생일인 1월8일에 '미래로 나아가는 조선의 발걸음'이란 정론을 실었다. 여기서 말하는 '발걸음'이란 김정은을 지칭하는 용어다.
북한에서 널리 불리는 '발걸음'이란 노래가 있다. '2월의 위업'을 승계한 '우리 김대장의 발걸음'을 칭송하는 노래다. '2월'은 2월16일에 태어난 김정일 위원장을 상징하며, '김대장'이란 김정은의 애칭이다.
북한 언론에 '발걸음'이 최초로 공식보도된 것은 지난해 2월23일. 핵실험장과 탄도미사일 발사기지가 있는 함경북도의 군부대를 김 위원장이 시찰했을 때 김 위원장 앞에서 이 노래가 불려졌다. '발걸음'은 그 후 북한 미디어에 빈번하게 등장했고, 평양시내를 행진하는 군인과 학생들이 부르는 장면도 목격됐다.
<마이니치>는 또 북한 노동당의 간부가 최근에 김정일 위원장이 "나는 군을 중심으로 한 '선군정치'를 추진하고, 김대장은 보위부(북한의 비밀경찰. 국가안전보위부)를 앞세운 '정보정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마이니치>는 이와 함께 여러 건의 북한 내부문건을 입수했다며, 문건에 따르면 김정은은 할아버지인 김일성과 부친인 김정일과 외관과 목소리가 비슷하다는 등 혈통을 이은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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