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출마선언, "서울에 진보시장 필요"
"서울시민들의 화병 걷어내겠다"
노회찬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당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노 대표는 "지난 10여년간 한나라당과 민주당, 참여정부 등의 정치세력은 대통령과 서울시장을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민생대책에서 별다른 차이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민주당의 조순, 고건 시장, 한나라당의 이명박, 오세훈 시장으로 이어지는 15년 민선 서울시의 역사는 결코 행복한 역사가 아니었다"며 "지금까지 서울에 없었던 진보 시장의 탄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시민들에게서 화병을 걷어내려면, 시민들의 삶에서 걱정과 불안의 요소를 걷어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서울시민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분수가 아니라, 더 많은 공공주택, 더 많은 교육기회, 더 안정적인 보육시설, 더 따뜻한 노후, 더 좋은 일자리"라며 공공보육시설 확충과 공교육 선진화, 공공임대주택 다량공급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진보신당에선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심상정 전 대표도 경기도지사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음은 노 대표 출마선언문 전문.
2010년 서울에서부터 정권교체합시다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얼마전 서울시 뉴타운 지역의 재개발 주민총회에 참석했던 주민 한 분이, 주민총회가 주민들끼리 고성이 오가고, 욕을 하는 아수라장으로 끝났다면서 저에게 이런 말을 하셨습니다. “우리 주민들은 어제까지만 해도 서로 인사를 나누는 이웃이었고, 그리 잘 살지는 않았지만 평화롭게 살았는데 이제는 주민들끼리 서로 상종도 하지 않는 원수 사이가 되었다”고 말입니다.
그분 말씀대로 오늘의 서울은 나날이 피폐해지고 있습니다. 서울시민 가구의 55%는 집이 있고, 45%는 집이 없습니다. 그러나, 서울에서 집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과연 행복합니까. 집이 없는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지만, 집을 한 채 가진 사람들도 늘 걱정이 앞섭니다. 1천만 시민들중 9백만 명은 수십, 수백가지 걱정을 안고 살아가는 ‘걱정의 도시’가 바로 서울입니다.
이명박 정부 아래서 희망은 점점 사라져 가고
서울시민 여러분. 이명박 정부가 들어올 때 많은 분들의 지지가 있었습니다. 경제를 살려달라는 일념으로 많은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서 서울시민들의 삶은 오히려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지금의 이명박 대통령을 있게 한 가장 큰 자산은 서울시장 재임의 경험입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자신의 가장 중요한 업적이라고 일컬어지는 청계천 복원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는 전국을 파헤치는 4대강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청계천처럼 강과 하천의 바닥을 파헤치고, 콘크리트를 부어 강을 바꿔놓으면 국민들이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명분도 실리도 없고, 환경만 파괴하는 4대강 사업을 60%가 넘는 국민이 반대해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과 부자감세로 인해 가뜩이나 열악한 시민들의 생활은 더욱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3년간 22조 낭비, 부자감세로 5년간 90조 세수 축소 등 이명박 정부는 대한민국의 서민복지를 근본적으로 파탄내고 있습니다. 경제를 살리기는커녕 복지의 근간까지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그에 더해, 광우병 파동, 미디어법 개악, 금산분리완화, 용산참사, 비판적 언론인 탄압까지 민주주의 후퇴가 일상이 되었습니다. 국민들은 이제, 하루빨리 새로운 정권을 창출해 이 상황을 벗어나고자 합니다.
2010년 서울에서부터 정권교체! 2012년을 앞당기자
그러나, 서울시민 여러분. 이명박 정권 극복을 위해 2012년까지 기다려야 합니까. 그럴 순 없습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부터 서울에서 정권교체를 시작해야 합니다. 2010년 서울이 바뀌어야 2012년 대한민국이 변화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서울에서 시작하는 정권교체는 어떠한 교체여야 합니까. 한나라당 심판을 위해 다시 민주당 또는 참여정부 시절로 회귀하는 것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지난 10여년간 한나라당과 민주당, 참여정부 등의 정치세력은 대통령과 서울시장을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민생대책에서 별다른 차이점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민주당의 조순, 고건 시장, 한나라당의 이명박, 오세훈 시장으로 이어지는 15년 민선 서울시의 역사는 결코 행복한 역사가 아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2010년 서울 정권교체에서 시민 여러분이 선택하셔야 할 것은 단순히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권력이 이동하는 수평적 권력 교체냐, 아니면 서울시민들의 삶을 질적으로 변화시킬 진보적 정권교체냐입니다. 다시 말하면 과거로 돌아가는 정권교체냐, 아니면 미래로 나아가는 정권교체냐 입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서울시민들의 삶을 행복하게 변화시킬 진보 서울시장이 필요
서울시민 여러분, 모든 사람은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국민들은 물론 서울시민들 삶의 대부분은 생존을 위한 삶이었습니다. 그 어떤 정치세력도 국민과 서울시민들의 삶을 질적으로 변화시키지 못하였습니다. 이제 그 변화의 방향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불안하지 않은 삶’이어야 합니다. 저는 그런 점에서 ‘요람에서 무덤까지’ 서울시민들의 생애 주기에 맞추어 다음과 같은 ‘서울의 일곱 가지 행복한 변화’를 만들고자 합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첫 번째 변화는 ‘공공보육’입니다
모든 아이는 행복하게 태어날 권리가 있습니다. 모든 부모는 축복 속에 아이를 낳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어떠합니까. 대한민국의 출산율은 약 1.19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낮습니다. 그중에서도 서울은 출산율 1.01로서 전국에서도 최하위권입니다. 아이 키우기 가장 힘든 도시가 서울입니다. 이제는 대책이 필요할 때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며칠 전, 낮아지는 출산율을 올리기 위해 아이들을 한 해 먼저 초등학교에 보내자고 제안했습니다. 아이들의 발달상황은 고려하지 않는 채 급조된 정책을 쏟아내는 이명박 정부를 보면서 ‘아! 이 정부는 정말 희망이 없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는 내년 예산에서 ‘국공립 보육시설 신축 예산’을 무려 74%나 삭감했습니다. 말과 행동이 전혀 다른 정부입니다.
지구 반대편 칠레를 보십시오. 대통령이 저소득층 0~4세 아동들에게 무상급식, 무상교육, 무상의료 지원을 선언했습니다. 3년 전 1500개였던 국립보육원은 이제 4000개가 넘었습니다. 하루에 2.5개씩 보육원을 지었습니다. 그 결과 칠레의 출산율은 반등을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의 행복한 탄생을 위해 저는, 선거 때만 되면 대표적인 거짓말 공약이 되고 있는 공립 보육시설 확충을 이뤄내겠습니다. 현재, 보육시설 수의 12%, 수용인원의 25%에 불과한 공공 보육시설을, 임기 내에 보육시설 수의 30%, 수용인원의 50%까지 비중을 높이겠습니다. 필요하다면, 이명박 대통령이 이 문제에 나설 수 있도록 시민들의 총의를 모아 정부에 압력을 가하고, 끝장승부를 보겠습니다. 그래서, 기쁨과 축복 속에 아이가 태어날 수 있는 ‘출산율 2.0시대의 서울’을 열도록 하겠습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두 번째 변화는 ‘평등선진화 혁신교육’입니다
서울에서 교육은 아이들이 인간으로 성장하는 과정이 아니라, 경제적 격차를 확인하는 과정이자 빈부의 대물림 과정이 돼버렸습니다. 나날이 늘어가는 사교육비는 서울시민들의 허리를 휘게 하고 있습니다. 교육을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아이들이 공평한 시작을 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도와주어야 합니다.
저는 먼저, 교육이 낙후되고 소득이 적은 몇몇 지역을 ‘서민교육특구’로 지정하겠습니다. ‘서민교육특구’에 예산을 우선 지원하여, 서울의 공교육이 핀란드와 같이 창의적이고 평등한 선진교육으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서민교육특구에는 ‘평등선진화 혁신학교’를 설립하고, 우수 교원 유치와 교사능력을 배가하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서울에서도 ‘남한산 초등학교’와 같은 학교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더불어, 서울 모든 학교에서 급식 걱정, 준비물 걱정을 없애도록 하겠습니다. 서울 모든 초중등 학생들의 준비물에 소요되는 예산 200억원 전액을 지원하겠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부터 친환경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중고등학교도 단계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겠습니다. 초등학교 무상급식에는 매년 2,200억원 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 예산은 서울시가 쓸 수 있는 돈이 풍족하거나 부족하거나의 문제가 아닙니다. 서울시가 ‘디자인 서울’이라는 이름 아래 지난 1년 동안 쓴 돈이 900억원,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치적 홍보에 쓰인 돈이 1,100억원입니다. 별로 시민들에게 와 닿지 않는 한강 르네상스 사업에만 연간 2,500억원이 들어갑니다. 서울시 예산을 어디에 쓸 것인가 하는 문제는 철학의 문제입니다. 아이들의 안전한 먹거리 확보에 우선적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철학입니다.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서울시장과 서울시 교육감이 동시에 당선돼야 합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세 번째 변화는 ‘정보기본권’입니다
서울시민여러분, 오늘날은 정보화 시대이며, 동시에 정보에 대한 접근이 가장 중요한 시대입니다. 그래서 정부도 IT산업을 육성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진행되는 모습을 보면 IT산업이 발전하고, 정보기본권이 실현되기보다는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공공 IT의 기반이 조성되고, 시민 모두에게 정보기본권이 보장돼야 합니다. 서울시민 개인이 어느 곳에 있든 보장돼야 하며, 그런 점에서 현대인의 필수품인 핸드폰을 통한 정보접근은 매우 유력한 수단입니다. 저 자신이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접속하여 정보를 파악하고, 업무를 처리하면서 이에 대한 확신은 더욱 커졌습니다. 저는 서울 전역에 무상인터넷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서울시민 누구나 다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하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서울시민 정보기본권’을 실현하겠습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네 번째 변화는 ‘안정된 일자리’입니다
오늘날 일자리의 문제는 심각합니다. 특히, 여성과 청년의 일자리는 더 심각한 상태입니다. 열악하고 불안한 일자리는 사회양극화의 주범입니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정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지만, 노동유연화를 추구하는 이 정부 아래서 그것을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서울시장이 나서야 합니다. 저와 같은 진보정치인으로서 영국 런던시장을 지낸바 있는 켄 리빙스턴은 시장으로 재직하면서 공공부문에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일반 사기업들에 대해서도 ‘이윤이 아닌 사회적 기준’을 만족시키는 기업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는 정책을 펼친 바 있습니다.
서울시장도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야 합니다. 나아가 일반기업에서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 여성과 청년의 고용을 우대하는 기업, 성평등이 실현되는 기업 등 다양한 기준을 만들어 이것을 지키는 기업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가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서울시민들의 안정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이것을 ‘(가칭)고용안정기업 우대제’라고 명명합니다. 시장이 의지가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또한, 서울시장은 대규모 기업과의 경쟁에서 내몰리고 있는 영세 자영업 일자리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저는 골목경제와 영세 자영업을 위기로 내모는 대형마트와 SSM을 규제하여, 자영업 시민들의 일자리 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다섯 번째 변화는 ‘주거안정’입니다
서울시민 여러분. 서울은 평범한 노동자가 30년을 꼬박 저축해야 33평 아파트 한 채를 장만할 수 있는 주거불평등, 주거불안정의 도시가 됐습니다. 저 역시 노원구에서 전세를 사는, 잠재적인 주거불안정 계층이기도 합니다. 차기 서울시장은 ‘주거불안 없는 서울’을 만들어야 합니다.
지난 몇 년간 서울시는 뉴타운과 재개발로 홍역을 앓아왔고, 지금은 그 여파로 전세까지 폭등하는 상황입니다. 오세훈 시장은 주거안정을 위해 서울시 장기전세주택 ‘시프트’를 내년 임기 말까지 2만여 호를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현재 6천여호 공급에 그치고 있습니다. 더구나 전체 공급계획 2만여 호 중 1만 7천여 호는 기존의 공급계획이던 국민임대주택을 이름만 ‘시프트’로 바꾼 것에 불과합니다. 결국,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민들의 주택난을 해결하지 못하였고, 뉴타운이 투기장으로 번져가는 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아니 애초에 뉴타운 열풍으로 당선된 시장이었기에 이 문제를 막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저는 ‘서울시민 주거안정’의 실현을 위해 ‘사람 중심의 주택 정책’을 펼칠 것입니다. 주택재개발에 대한 서울시장의 관리감독권을 충분히 행사하여 시민들이 내 집을 마련하거나, 질 좋은 공공임대주택에 살 수 있는 길을 마련하겠습니다. 아무리 비싸도 1억 미만인 공공임대주택을 다량 공급하여 서울 전역의 전세값을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현재 서울시처럼 ‘주변 시세에 비해 싸게 공공주택을 지어놓았으니 알아서 입주하라’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소득수준에 따른 공공임대 정책을 실시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지금 5%가 안 되는 서울시 공공주택 비중을 20%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을 펼치겠습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여섯 번째 변화는 ‘3°C 더 쾌적한 생태 서울’입니다
서울시민여러분, 지방에 계신 분들이 서울에 오면 목이 따갑다고 합니다. 늘어나는 자동차는 교통사고는 물론, 대기오염의 주원인입니다. 초고층빌딩의 과도한 에너지 사용은 서울의 도심을 열섬으로 만들어 시민들의 불쾌지수를 올리고 있습니다. 서울시민들의 건강과 안전, 환경은 지금도 ‘위험진행형’입니다.
서울의 녹색 에너지 생태전환을 이뤄야 합니다. 정부가 추진하다가 중단한 발전차액지원제도를 살려 서울 도시 각 건물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고, 냉난방 단열을 효율화하며, 초고층 아파트 건축을 제한하는 등 지금보다 에너지 사용을 확연히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대기질 개선을 위해 도심 승용차 진입을 억제하고 친환경 대중교통을 활성화하겠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서울 곳곳에 바람길과 숲길을 내고, 작은 개천들을 잘 복원하면 ‘3°C 더 쾌적한 생태 서울’을 만들 수 있습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마지막 변화는 ‘따뜻한 노후’입니다
서울시민여러분, 현재 서울시는 ‘9988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노인 어르신들에 대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가족이 점점 해체되는 시대에 ‘따뜻한 노후’를 위해서는 노인들에게 ‘건강유지, 기본적 소득, 보금자리, 다양한 일자리’ 를 제공해야 합니다. 2012년부터 보험이 지원되는 틀니의 개인부담 비용을 지원하고,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를 마련하며, 독거노인들을 위한 임대주택 확보에 나서겠습니다. 더불어, 서울시에서 결혼, 장례를 포함한 경조사에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겠습니다. 현재 우후죽순 설립된 상조회사들로 인해 많은 서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고, 장례식장과 결혼식장 등의 비용은 여전히 만만치 않습니다. 서울시의 공공상조 설립으로 장례, 결혼 등 표준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비용 거품을 제거하고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관해서 여러분과 의논해가면서 일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서울에서 진보적 정권교체, 진보시장의 탄생이 필요한 때입니다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오늘 저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서울의 변화를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서울에서부터 정권교체가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기성 보수정당 정치인, 학자, 관료, 기업인, 법조인 출신의 다양한 서울시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과연 서울에 얼마나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습니까. 이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진보적 변화, 지금까지 서울에 없었던 진보시장의 탄생이 필요한 때입니다.
저 노회찬은 이러한 변화를 위해 저부터 변화하고, 진보신당부터 변화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그동안 진보정치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왔지만, 상가임대차보호법,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등 작은 진보를 이루는데도 노력해왔습니다. 최근에 와서도 진보신당은 휴대전화 통신비 인하, 신종플루 특진비 폐지, 은행 수수료 문제 해결 등 생활 속의 진보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민들의 생활 속에 뿌리내리는 생활진보, 합리적 진보, 현대적인 진보를 앞으로도 꾸준히 만들어가겠습니다.
시민여러분, 미국 정신의학회에서 발간하는 정신질병 목록에 화병(hwa-byung)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들은 화병을 소개하면서 ‘한국인들의 토속증후군으로서 화를 억눌러서 생기는 병이며, 증상으로는 불면, 피로감, 불쾌한 기분, 소화불량, 호흡곤란, 가슴 두근거림, 오목가슴에 혹이 들어찬 것 같은 갑갑함 등이 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오히려 우리를 정확하게 보고 있는 것입니다. 천만 서울시민들 역시 알 수 없는 불안과 스트레스, 우울증을 앓고 있습니다. 더욱이 청소년 자살율 1위의 서울을 보면 이 화병이 우리 자녀들에게까지 옮아감을 알 수 있습니다.
서울시민들에게서 화병을 걷어내려면, 시민들의 삶에서 걱정과 불안의 요소를 걷어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서울시민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분수가 아니라, 더 많은 공공주택, 더 많은 교육기회, 더 안정적인 보육시설, 더 따뜻한 노후, 더 좋은 일자리입니다.
이제 시민 여러분 속으로 들어갑니다
시민여러분, 오늘 저는 여러분께 많은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나, 오늘 말씀이 끝이 아니라 저의 생각을 소통하기 위해 이제 여러분 속으로 들어가고자 합니다. 오늘 용산참사 현장을 방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내일부터 시민 여러분이 계신 곳곳을 찾아뵐 터이니 가감 없는 질책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충분히 듣고, 그 결과를 정책에 반영하여 다시 제안드리겠습니다.
서울시민 여러분, 지금까지 서울의 역사는 서울시민들을 위해 서울시가 존재해온 것이 아니라, 서울의 외형성장 그 자체를 위해 서울시민들이 희생해온 역사였습니다. 서울시민들은 끝없는 경쟁 속에 자신을 내맡겨야만 했습니다. 이제는 달라야 하지 않겠습니까.
서울을 위해 존재하는 서울시민이 아니라, 서울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서울을 만들겠습니다. 2012년이 아니라, 2010년부터 서울에서 정권교체를 시작하겠습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새로운 복지서울, 진보서울을 만드는 데 많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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