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볼-욕설 물의' SK 윤길현 결국 2군행
감독은 자진 결장, 야구팬들 강력 항의에 백기항복
김성근 감독은 19일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성하는 의미로 오늘 경기에 나가지 않기로 했다"며 "경기 지휘는 코치들이 맡아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선수들에 대한) 교육이 부족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며 "감독 생활 40년 만에 처음으로 내가 맡은 경기를 결장해야 한다는 사실이 살을 깎는 듯이 아프다"고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신영철 SK 구단 사장도 함께 참석, "윤길현의 불미스러운 행동에 대해 야구 관계자, 야구 팬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한단계 성숙한 구단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윤길현은 지난 15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벌어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타석에 들어선 최경환의 머리 쪽으로 향하는 볼을 던진 뒤 도발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는가 하면 덕아웃으로 들어가면서 욕설을 내뱉는 장면이 고스란히 TV 중계 화면에 잡히면서 야구팬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이후 윤길현과 SK는 야구팬들의 '공공의 적'이 되다시피 했고, 급기야 지난 17일 잠실 SK-두산전에서는 일부 KIA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경기 후 SK선수단 버스를 막고 사과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결국 윤길현은 다음 날인 18일 2군으로 내려갔다.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감지한 SK구단은 사태 수습책 마련을 위해 부심했고, 그 결과 김성근 감독이 팬들에 대한 사과의 의미로 사상 초유의 자진 결장의 의사를 밝히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한 경기에서 무려 120구를 던지는 투혼을 발휘한 투수가 경기중 데드볼을 맞힌 상대 선수에게 사과하자 "투지가 없다"며 2군으로 내려보내는가 하면, 크게 리드하고 있는 경기에서 번트와 도루를 서슴지 않는 김성근 감독의 야구 스타일이 바뀌지 않는 한 과연 팬들의 신뢰가 회복될 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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