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대형시중은행인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예기치 못한 악재 출현으로 곤욕을 치루고 있다. '삼성 차명계좌설'과 '이명박 비호설'이 그것.

우리은행,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차명계좌설'에 당황

우리은행은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차명계좌설'에 크게 당황해하고 있다. 현행 금융실명제 위반 소지가 농후하기 때문.

김용철 변호사가 29일 정의구현사제단 기자회견과 <시사인> 인터뷰를 통해 삼성의 차명계좌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삼성은 일단 차명계좌의 존재는 인정한 상태다.

김 변호사와 인터뷰를 한 <시사인>의 주진우 기자는 30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우리은행의 실명제 위반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주 기자는 "김 변호사가 계좌를 우리은행에 있는 계좌인데 우리은행에 가서 내 계좌에 돈이 있다는데 그걸 보여 달라고 그러는데 이건 보안계좌이기 때문에 보여줄 수 없다고 한다"며 "돈이 있는 것도 확인이 안 되고 본인명의의 계좌가 있는 것도 확인이 안 된다. 이건 은행 측하고 특별한 공모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통장을 만든 것 자체가 금융실명제법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검찰이 계좌에서 계좌를 열어보고 돈이 흘러간 흐름만 잠깐만 살펴보면 이건 하루 이틀이면 금방 나올 조사"라며 검찰에게 우리은행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우리 은행인 모체인 상업은행 시절부터 삼성의 주거래은행으로 오랜 인연을 맺어온 은행. 따라서 이번 파문이 자칫 검찰 수사 등으로 이어지면서 은행의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신당 "김승유-이명박 고대 동기생이라서 그러냐"

하나은행은 대선의 최대쟁점인 BBK 공방의 한가운데 휘말리면서 곤욕을 치루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이 하나은행의 LKe뱅크 투자때 "BBK는 이명박 회사"라는 품위서를 입수해 공개하며 이명박 후보를 공격하고 나서자, 하나은행은 29일 한나라당 주장과 마찬가지로 "김경준의 설명만 듣고 잘못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을 했다. 당연히 신당은 30일 하나은행을 정조준 집중포화를 쏘아대기 시작했다.

임종석 신당 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 국감대책회의에서 “하나은행이 자기 뺨 때리고 자기 이마를 땅바닥에 찧으면서까지 자신들이 잘못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엄격해야 할 금융기관이 자신들이 작성한 내부품의서가 순전히 김경준의 말만 듣고 작성했다는 것이 말이 되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중소기업은 천만원을 빌리기도 힘든데 5억을 투자하면서 김경준 말만 믿고 조사없이 한거라고 하는데 과연 김승유 행장과 이명박 후보가 무슨 관계길래 이런 일이 이뤄졌는지 궁금하다”며 “하나은행 구내식당에 가면 두 분이 같이 찍은 사진이 있다는데 국민들은 두 분의 관계가 무엇인지 매우 궁금해한다”며 고대 경영학과 동기동창인 김승유 회장과 이명박 후보간 유착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나은행 내부문서를 공개했던 정봉주 의원도 “어제는 아마 하나은행이 설립된 이후 가장 치욕스러운 날일 것”이라며 “스스로 하나은행의 신용도가 바닥이고 우리는 대출을 희망하는 사람이 오면 대출희망자 말만 듣고 대출해준다는 말과 다름없는 해명을 했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