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이 정부, 탄핵 정부만도 못한 정권이 됐다"
"공구리도 남이 치면 나쁜 토목, 내가 치면 착한 토목"
진중권 전 교수는 이날 <중앙일보> 칼럼을 통해 "공구리도 남이 치면 나쁜 토목, 내가 치면 착한 토목이란다. 자기들이 비난하던 MB 정권과 뭐가 다른가. 정의당 대표 시절 심상정 의원은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정한 것을 “박근혜 정권에서 한 일 중 가장 책임있는 결정”이라 평가한 바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가덕신공항 특별법 통과 전날 당정청 고위인사들을 이끌고 가덕도를 방문한 데 대해서도 "노골적인 선거 개입이다. 재집권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집요한 의지가 엿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에서 그 짓을 하면 대통령이 뜯어말려야 한다. 대통령직은 특정 정당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위한 자리다. 대통령이라면 국가의 미래를 위해 당리당략을 버릴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그에게 결여된 것이 바로 그 소양"이라며 "기어이 이 나라 정치문화를 60년대 매표 정치로 되돌려 놓고야 말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황당한 것은 대통령의 발언. '국토부가 책임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라며 "국토부 보고서에는 특별법을 수용하면 공무원의 ‘성실의무 위반’이 된다는 의견이 첨부돼 있다. 그런데 대통령이 공무원들에게 위법을 종용한다. 월성 원전 사건 때도 그렇게 “책임 있는 자세”를 가졌다가 공무원들이 구속됐다"고 힐난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한 것은 자기들이 봐도 사업성이 없다는 얘기"라며 "가덕도 공항에 반대하는 것은 '지역 홀대'라고 선동을 한다. 사유실험을 해 보자. 부산시에서 주장하는 건설비 7조 5천억원을 주되, 공항의 건설·보수·유지 및 운영에 관한 일체의 권리와 책임을 부산시에 넘겨주는 것이다. 이 제안을 과연 그들이 받을까? 아마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조국 전 장관은 이렇게 말했었다. '선거철 되니 또 토목 공약이 기승을 부린다. 신공항 10조면 고교 무상교육 10년이 가능하며, 4대강 투입 22조면 기초 수급자 3년을 먹여 살린다.' 그랬던 그가 가덕도 신공항에는 ‘노무현 국제공항’이라는 이름까지 지어 바친다"라며 조 전 장관을 비꼬기도 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고무신이 공항으로 바뀐 것을 ‘발전’이라 불러야 하나? 그래도 1960년대 정치인들은 고무신 뿌리는 데에 제 돈을 썼다. 요즘 정치인들은 그 일을 하는 데에 나랏돈을 쓴다. 빤한 부조리를 보고도 막을 길이 없다. 대통령부터 정치인들이 하나같이 저속하고 무책임하다. 제발 철 좀 들자"고 꾸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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