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특감반원 "여당중진 비위 보고했다 쫓겨나"

"박형철-조국-임종석에 보고", 靑 "보고받았지만 사실 아니었다"

2018-12-14 21: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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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김 모씨가 여권 중진인사의 비위 첩보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 등에게 보고했다가 원복 조치됐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일방적 주장"이라고 부인했으나, 야당의 공세 등 파장을 예고했다.

SBS <8뉴스>는 14일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원으로 일하다 비위 혐의로 지난달 검찰에 원대 복귀해 대검찰청 감찰을 받고 있는 수사관 김모씨가 SBS에 여러 통 보냈다는 이메일 내용을 보도했다.

이메일에 따르면, 김씨는 2002년 검찰에 들어와 세 개 정권(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권) 연속으로 특감반에서 일했다고 자신의 이력을 밝힌 뒤 여권 인사들의 비위 첩보를 여러 차례 보고한 것이 청와대에서 쫓겨난 진짜 이유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여권 인사 비위 첩보 중의 하나로 "여권 중진 A씨가 2009년 채용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했다는 내용의 청와대 보고서를 지난해 9월 생산했다"면서, 자신이 작성했다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보고서 및 보고서에 첨부했다는 관련 계좌 내역과 녹음파일도 보내왔다.

김씨가 작성했다는 보고서는 여권 중진 정치인의 실명과 함께 제목에 <금품수수 관련 동향>이라고 적혀 있었다.

지난 2009년 여권 중진 정치인 A 씨가 사업가로부터 친조카의 취업 청탁과 함께 두 차례에 걸쳐 1천만 원의 현금을 받았다는 내용으로, 7년 뒤 국회의원 총선 과정에서 사업가가 문제 제기할 것을 우려해 A 씨의 측근인 B 씨가 자신의 동서 명의로 사업가에게 1천만 원을 송금했다고 적혀 있다.

김씨는 보고서의 증거들이라며 1천만원을 돌려준 송금 내용과 사업가와 A씨의 측근이 주고받은 음성 파일 등을 첨부했다.

김 씨는 더 나아가 "특감반장,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조국 수석과 임종석 비서실장에게도 이 내용이 보고"됐다면서 "임 실장이 녹음파일을 듣고 사실로 판단돼 대비책을 마련하겠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특감반장에게 전해 들었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김씨는 결국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이 감사를 무마했고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직무를 고의로 유기했다"고 주장했다. 박형철 비서관이 "보안을 잘 유지하라"는 말까지 김 씨에게 했지만, 이후에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는 것.

김 씨는 SBS와 통화에서 "진실이 밝혀져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면서 "메일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여당 중진 A씨는 SBS와의 전화통화에서 "문제의 사업가가 500만원을 후원하겠다고 했지만, 내가 직접 받은 적은 없다"며 "2016년 총선 당시 터무니없는 협박과 공갈을 해서 측근인 B씨가 1천만원을 빌려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자신은 문제의 사업가를 직접 상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돈을 빌려줬다는 A 씨의 측근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SBS는 덧붙였다.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은 SBS에 보낸 공식 답변에서 "특감반원 김 씨로부터 해당 첩보를 보고 받은 건 사실"이라며 "당시 청와대 검증 시스템을 통해 첩보 내용과 A 씨를 비롯한 관련자들을 상대로 팩트 체크를 한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박 비서관은 "이 확인 결과에 따라 업무를 처리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그러나 팩트 체크를 담당한 곳이 어디인지, A씨를 직접 조사한 것인지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그러면서 "특감반원 김 씨가 검찰로 돌아간 건 여권 인사들 감찰 보고서와는 무관하며 최근 불거진 비위 의혹 때문"이라고 김 씨의 주장을 부인했다.

대비책을 마련해야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들었다고 김 씨가 주장한 임종석 비서실장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SBS는 덧붙였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SBS 보도와 관련, "민정수석실이 김 씨로부터 해당 첩보를 보고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후 청와대 내 검증시스템을 통해 해당 인사 등 관련자들을 철저히 조사했다"며 "그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김씨 주장을 부인했다.

김 대변인은 "민정수석실은 조사 결과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업무를 처리했다"며 "한 쪽의 일방적인 주장임을 거듭 밝힌다"고 강조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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