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이재오, '선거 중립 의무' 노골적 묵살

<현장> 이재오 "선거작전하러 왔다" vs 민주 "정치중립 위반 고발"

2011-04-20 23:28:45

이재오 특임장관이 20일 선거 중립을 지켜야 할 각료로서의 선거중립 의무를 위반, 파문을 예고했다.

이 장관은 이날 저녁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친이계 의원들을 대거 소집한 자리에서 "4.27 재보선이 진행되고 있고 강원도지사, 분당을, 김해을 국회의원 세곳을 주로 관심지역으로 보고 있는데 지금 후보들이 열심히 하고 있다"며 "어느 한 지역도 낙관하기에 매우 어렵다고 해서 의원들이 소위 당의 주류인데 보고만 있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이날 모임의 성격에 대해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분담을 위해, 4.27 재보선의 승리를 위해 또 재보선이 일주일 남았으니 작전을 짜서 현지에 갈 사람은 가고, 사람을 찾을 사람은 찾고 승리를 위해 총력을 다짐하는 자리"라며 "오늘은 딱 그것"이라며 선거중립 위반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오늘 모임에 대해 여러 해석을 하던데 그 해석은 거의 다 맞지 않다"며 "4.27 재보선의 승리를 위해 주류 의원들이 적극 (선거에) 투입돼 체계적으로 홍보 지침을 마련하려고 한다. 딱 그것 뿐이니 기사도 딱 그것만 써달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모임이 이외에 플러스 알파가 있냐고 하는데 플러스 알파는 없고 선거가 끝나고 이기든, 지든 모여야 하지 않나"고 반문한 뒤, "나중에 모이면 플러스 알파가 있을 수 있는데, 오늘은 계파모임의 성격을 벗어나 4.27 승리를 위한 작전회의라고 보면 된다"며 이날 모임이 선거 작전회의임을 분명히 했다.

이 장관 발언대로 이날 2시간여 가까이 비공개로 진행된 회동은 재보선 선거대책 회의를 방불케했다. 참석 의원들에 따르면 이 장관은 비공개 회의에서도 "(재보선) 전망이 그렇게 썩 좋지 않다"며 "나는 7월 1일부터 선거운동을 시작해서 20일동안 했는데 일주일 전에는 판세가 굳어지더라. 오늘 쯤이면 굳어질 것이다. 한 사람이 있는 곳이라도 골목골목 다니면서 했던 게 주요했던 것 같다. 특히 강원도는 골목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면단위로 가야 한다"고 선거 지침을 하달했다.

그는 또 "오늘 포항서 평통 국민공감 회의에 갔는데 가보니 한나라당에 대한 여론이 썩 좋지 않더라"며 "이런 때 힘을 모아 같이 열심히 해야하지 않나"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이날 회동에서 친이계 최대계파인 '함께내일로' 소속 70여명을 각 선거구별로 할당한 유인물로 배포하기도 했다. 해당 유인물에는 분당 36명, 강원 14명, 김해 18명으로 각 의원의 이름과 지역이 상세히 게재돼 있었다.

이춘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밤 본지와 통화에서 "이재오 장관은 현직 장관으로 내각을 구성하고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장관"이라며 "현직 장관이 친이계 의원들을 소집해 노골적인 선거 개입 발언을 하고, 특정 정당과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발언한 것은 명백한 선거중립의무 위반행위"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 장관의 발언과 행위에 대해 내일부터 즉각 당 차원에서 고발을 포함한 책임있는 조치와 시정을 강력 검토하겠다"며 고발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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