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이번엔 MB의 '기자회견 기피증' 초토화

"MB, 3년간 제대로 된 기자회견 한번이라도 한 적 있나"

2011-01-29 18:57:21

종편 무더기 선정후 이명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날카롭게 세우고 있는 <조선일보>가 29일 또다시 이 대통령을 가차없이 융단폭격했다. 이번에 문제 삼은 것은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 기피증'.

<조선일보>는 이날자 사설 '대통령 취임 3년에 진짜 기자회견 몇 번 있었나'를 통해 이 대통령이 내달 1일 청와대가 선정한 토론자 2명과 외교·안보와 경제 두 분야에 국한한 방송좌담회를 갖기로 한 것과 관련, "청와대는 이번 행사가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는 일환'이라고 했다. 보다 보니 별 희한한 국민 소통을 다 보겠다"고 비아냥댔다.

사설은 "청와대는 지난해 11월 서울에 왔던 G20 멤버 국가들에 그런 국민 소통 방식도 있느냐고 한번 물어는 봤어야 한다. 좌담회 주최를 청와대가 하고, 토론 주제도 모두 청와대가 정한다고 하는데 질문 내용이라고 미리 조율하지 않는다고 어떻게 믿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잇단 인사 파동, 여권 내 개헌 혼선, 민간인 사찰 의혹처럼 국민은 궁금해하지만 청와대는 껄끄러워하는 문제들은 훑는 척하고 슬쩍 넘겨 버리거나 아예 피해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꼬집었다.

사설은 이어 "민주주의 국가의 지도자에겐 시간·장소·형식을 가리지 말고 언론과의 회견을 통해 국민과 소통할 의무가 있다"며 "언론과 만나는 걸 무슨 서비스인 양 생각하는 건 대단한 착각이다. 그건 서비스가 아니라 의무"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그러나 이 정부 들어선 해가 바뀌어도 국민에게 그 해의 국정 방향을 설명하고 국민의 동의와 이해를 구하는 신년 기자회견을 한 번도 갖지 않았다"며 "취임 후 3년 동안 기자회견이라고 이름 붙인 행사를 20여 차례 가졌지만 정상회담 정리 회견처럼 의례적인 것을 빼면 언론과 일문일답을 한 경우가 네댓 번밖에 안 된다. 그나마 그것도 대부분 'G20정상회의 보고'처럼 정부가 자랑하고 싶은 항목으로 아예 주제를 한정했다. 그 선을 벗어나면 질문도 받지 않았고, 물어도 듣지 않은 걸로 해버렸다. 이 정부 3년 내내 제대로 된 기자회견은 한 번도 없었던 셈"이라며 이 대통령을 초토화했다.

사설은 더 나아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재임기간 해마다 신년 기자회견을 가졌고, 여기 이어서 'TV 국민과의 대화'까지 가진 경우가 몇 번 있다. 두 사람이 각각 임기 5년 동안 기자회견 이름으로 가진 행사가 150여회"라며 "이 대통령이 '친구'라 부르는 오바마 대통령만 해도 지난해에만 27차례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비교하면서까지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 기피증을 질타했다.

<조선일보>는 며칠 전에도 인질구출 성공에 붕 떠 개헌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한 이 대통령을 융단폭격하는가 하면, 지난 3년간 볼 수 없었던 초강력 MB비판을 올 들어 계속하고 있다. 언론계에서는 무더기 종편 선정에 강한 배신감을 느낀 <조선>이 MB정권과의 밀월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힘'으로 요구를 관철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하고 있기도 해 귀추가 주목된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이 대통령의 가장 큰 후원군이었던 <조선일보>조차 내달 1일 예고된 방송간담회에 재를 뿌리고 나섬에 따라 방송간담회는 이 대통령에게 득보다는 실로 작용할 공산이 커진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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