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격앙 "박능후 적반하장에 경악. 즉각 경질하라"

"일선현장, 방호복-마스크 턱없이 부족. 박능후, 현장 와 봐라"

2020-03-13 17:26:27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코로나19 현장 의료진의 마스크 등 보호장비 부족 사태에 대해 "재고를 쌓아두고 싶은 심정에서 부족함을 느낄 것V이라고 말한 데 대해 의료계가 강력 반발하며 박 장관 파면을 촉구하고 나서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의사총연합회는 13일 성명을 통해 V임시선별진료소에는 방호복이 떨어지진 않으나 방호복이 여러 종류로 자주 교체되고 품질도 들쑥날쑥하고, 일선 종합병원에서는 초기에 방호복, 마스크를 자력으로 사서 구매했으나 현재는 구매가 불가능하고 공적 지급이 하루 필요량의 70~80% 밖에 안 돼서 갈아입어야할 상황에서 안 갈아입고 버티는 중"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금일까지 정부가 공급한 공적마스크를 손에 쥔 개원의는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국민에게 조금도 미안함을 보이지 않는 후안무치함에, 의료진에 조금의 감사한 마음도 없이 적반하장으로 탓하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질타했다.

연합회는 "'뒷북 대응 박능후 장관'과 같이 일할 수 없다"며 "빨리 장관직을 그만두고 정신과에 가서 인성검사와 지능검사를 받기를 권한다"고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도 성명을 통해 "의료 현장의 상황은 열악하기만 하다. 엄청난 전파력을 보이는 이 감염병으로부터 의료인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도구인 방호복과 마스크는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다"며 "당장 일주일을 버틸 마스크가 없는 병원들이 부지기수이며, 방호 물품 부족으로 선별진료소 운영을 하기 어려워하는 병원도 많다. 늘어나는 환자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점점 더 많은 방호 물품이 필요하지만, 방호 물품 수급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어 현장에서는 수술 가운에 비닐을 덧대어 입고 환자를 진료하는 곳도 생기고 있는 실정"이라고 반박했다.

협의회는 그러면서 "박능후 장관의 실언은 평소 의료계에 대한 적대감이 그대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방호 물품 비축을 의료계가 더 가지고 싶어 하는 이기적인 집단이기 때문에 하는 행동인 것처럼 말한 것은 의료계를 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도저히 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질타했다.

협의회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최일선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있는 의료계를 폄하하고, 독선과 무지함을 드러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즉각 파면할 것을 요구한다"며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물자 부족에 시달리고, 혐오의 시선을 참아 넘기면서도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서 노력하는 현장 의료진들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간호사 등 병원의료노동자 모임인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도 성명을 통해 "의료현장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의 발언에 억장이 무너진다"며 "마스크가 부족하여 아껴쓰고, 개인 사비로 사서 쓰는 것은 기본이고, 감염 우려가 있는 마스크에 소독제를 뿌려 재사용하는 곳도 있다. 퇴근할 때 마스크를 벗어 탈의실에 걸어뒀다가 출근할 때 다시 쓰는 사례도 있고 음압병실을 나올 때 벗어둔 마스크를 음압병실에 들어갈 때 다시 쓰고 들어가는 사례도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노조는 이어 "마스크 만이 아니다"라며 "탈의 후에는 의료폐기물상자에 바로 버려야 할 보호복을 다시 입고 근무하는 경우도 있고, 코로나19 확진자 간호에 2인1조가 투입돼야 하는데도 보호복이 부족해 1명만 들여보내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박 장관 발언은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의료인들에 대한 모독"이라며 "의료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심각한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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